놀이공원 비용 30만원 '훌쩍'…어린이날·어버이날 줄줄이 '부담'
입력
수정
4인기준 30만원 넘겨…놀이공원 이용료 줄인상경기 용인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김모(45)·황모(43) 씨 부부는 올해 어린이날(5월5일) 아이들과 어디에 갈지 고민하고 있다. 집에서 가까운 에버랜드를 생각했지만 인파로 붐비는 데다 가격까지 올라 한숨이 절로 나왔다. 김씨 부부는 “에버랜드 이용권 가격이 많이 올라 네 가족이 하루 놀러가려니 비용이 30만원을 훌쩍 넘을 것 같다. 어린이날 선물도 사야 하고 어버이날(5월8일), 스승의날(5월15일)도 줄줄이 있는데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호텔 뷔페는 주말 한 끼에 최고 18만5000원까지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여가생활 관련 이용료가 줄줄이 올라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상회복 국면에서 어린이날·어버이날을 낀 5월 초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 나들이를 계획했던 이들은 ‘주머니 사정’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지난달부터 연간이용권과 일일 이용권(종일권)을 최대 15.4% 인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에버랜드는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작년 3월 연간이용권 일부 가격을 1만~4만원 인상했다. 종일권은 2021년 6월 변동가격제 시행으로 일부 가격을 조정한 뒤 1년8개월 만의 인상이다. 종일권 가격이 종류별로 2000~4000원씩 오르면서 가장 비싼 종일권 가격(6만8000원) 기준으로 별도 할인을 받지 않고 4인 가족이 에버랜드를 1회 이용할 때 비용을 계산해보면 27만2000원이 든다.앞서 이랜드 계열사인 대구 이월드도 연간회원 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성인·청소년 요금은 종전 18만원에서 20만원으로 약 11.1%, 어린이 요금은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14.3%가량 인상된다. 3인 가족권은 50만원에서 56만원으로 12%, 4인 가족권은 64만원에서 72만원으로 12.5% 상향된다. 레저업계 관계자는 "에버랜드의 인상으로 대형 테마파크들 가격이 연이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놀이공원뿐 아니다. 유아동과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캠핑장, 아쿠아리움 등도 가격이 오르긴 마찬가지다. 경기 의정부·김포 등 수도권 캠핑장 가격은 카라반 이용료가 1만~3만원까지 올랐으며 캠핑존 가격도 3000~5000원가량 인상됐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광교도 14세 이상 요금을 2만8000원에서 3만원으로, 13세 이하 65세 이상은 2만5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조정한 바 있다.어버이날도 고민되긴 마찬가지다. 부모님과 ‘좋은 곳’에서 함께 하는 저녁 식사도 부담이 더 커졌다. 호텔 뷔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 ‘더 뷔페’는 다음달부터 가격을 올린다. 점심은 12만6000원에서 14만1000원으로 12% 오르고, 저녁은 14만3000원에서 15만9000원으로 11%가 인상된다. 지난해 5월 가격을 한 차례 올린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가격을 인상한다. 조선팰리스 뷔페 ‘콘스탄스’ 역시 같은 날 가격을 올린다. 평일 점심 가격은 14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10.3% 인상되며, 평일 저녁·주말 가격은 16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12.1% 인상된다.
앞서 서울 신라호텔의 ‘더 파크뷰’는 지난 3월부터 19~21%씩 가격을 올렸다. 성인 기준 아침은 7만원에서 8만원, 평일 점심은 14만원에서 16만8000원으로 인상했다. 주말 저녁의 경우 15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비싸졌다. 웨스틴조선서울의 ‘아리아’도 평일 점심이 12만5000원에서 14만5000원, 월~목요일 저녁은 13만5000원에서 16만원, 금요일 저녁과 주말·공휴일은 15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조정됐다.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전문직 종사자 김모 씨(38)는 ”결혼 뒤에 어버이날마다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호텔에서 식사를 했는데 최근 가격이 뛰어 부담이 상당하다“며 ”분위기 좋은 호텔 식당에서 총 6명이 식사하고 술도 한 잔씩 하면 200만원가량 들게 생겼다. 어버이날 근사한 식사 한 끼로 효도를 하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고 털어놨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