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내 나는 0%대 예금에…美개미, 국채 경매 베팅, 3월 484억弗 '사상 최대'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미 국채에 몰리고 있다. 미국의 예금 금리는 제로(0) 수준이지만, 미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채 금리는 연 5%(3개월 만기 기준)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트레저리다이렉트를 통해 미 정부가 경매에 부친 미 국채 484억달러(약 65조원)어치를 개인투자자가 사들였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레저리다이렉트는 미 국채를 개인이 직접 매수할 수 있는 웹사이트다. 1년 전인 작년 3월(134억달러) 대비 3.6배로 불어나며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트레저리다이렉트를 통한 미국 개인의 국채 매수액은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해 기록을 경신했다.지난달 미 재무부가 신규 발행해 경매에 부친 국채 중 3.7%를 개인이 소화하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직후인 1년 전만 해도 이 수치는 1.1%에 불과했다. 이달 첫째 주에도 개인은 신규 발행 국채의 3.8%를 매입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미국인들은 유통시장에서도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는 자사 플랫폼에서 채권 거래가 최근 9개월 동안 80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인들이 국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은행 예금 금리와 국채 금리의 격차 때문이다. JP모간체이스 등 미국 대형은행의 예금 이자율은 0%대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동안 예금이 급증했기 때문에 대형은행들 입장에선 굳이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어서다.

하지만 최근 1년간 미국 기준금리가 제로 금리에서 벗어나 연 4.75~5.0%로 오르며 미 국채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 국채 3개월 만기 금리는 연 5%를 넘겼다. 미국 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변수긴 하지만, 은행 예금에 비해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하는 미 국채의 인기가 당분간 개인 사이에서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