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의 '최악 실적'…삼성전자 1분기 반도체 적자만 4.5조 [종합]

반도체 영업손실 4조5800억…스마트폰 부분은 '선방'
"올해 반도체 투자 지속…중장기 경쟁력 확보 차원"
사진=한경DB
'반도체 한파'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400억원대로 쪼그라들며 우울한 성적표를 내놨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5000억원 넘는 적자를 내 전체 실적이 악화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익이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확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익(14조1214억원) 대비 95.47% 뚝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3조7454억원으로 18.05% 줄었고, 순이익도 1조5746억원으로 86.10%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핵심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반도체 부문(DS)의 업황 악화 타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DS 부문에서 4조500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60~70%를 차지하는 DS 부문은 수요 침체 및 가격 하락으로 시장이 침체 국면에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분기 매출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및 경기둔화 우려로 전반적인 구매심리가 둔화된 영향을 받았다"며 "영업이익은 수요 부진으로 부품사업 이익이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1.0%로 전분기 대비 5.1%포인트 줄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영업손실 4조5800억…스마트폰 사업은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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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은 매출 13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58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가운데 D램은 서버 등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 낸드는 서버 및 스토리지의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 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파운드리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 주문 감소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반면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만드는 DX 부문은 1분기 매출 46조2200억원, 영업이익 4조2100억원을 올렸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부는 시장 역성장에도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률도 회복했다.

네트워크는 북미, 서남아 등 주요 해외 시장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영상 디스플레이(VD)는 시장 비수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TV 시장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프리미엄 TV 판매에 주력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해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다. 생활가전은 수요 부진과 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전분기 수준 실적을 기록했다.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SDC 부문 매출의 경우 6조6100억원, 영업이익 7800억원이다. 시장 위축 여파로 중소형 패널 실적이 하락했다. 전장 자회사 하만의 매출은 3조1700억원, 영업이익은 1300억원이다. 업황 악화 국면에서도 1분기 시설투자는 1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렸다.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금액이다. 연구개발비는 6조5800억원으로 전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투자 지속…중장기 경쟁력 확보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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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및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올해 2분기까지 당분간 반도체 수요 약세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하반기부터는 점진적 업황 회복이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DS부문은 서버와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기 대응하고, GAA 공정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수주 확대 등을 모색한다. DX부문은 폴더블폰을 비롯해 갤럭시 S23 시리즈, A 시리즈의 지역별·사용자별 맞춤 판매 프로그램 실행해 전체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또 네오(Neo) QLED TV, OLED TV 등 전략 제품군의 판매 차별화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성수기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98형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등 제품군도 늘린다. 생활가전은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

디스플레이 역시 중소형 패널은 차별화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급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대형 패널 또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