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아르헨티나 파고든 중국…위안화 영향력 또 키웠다

물가 급등에 외환보유고 급감한 아르헨티나
中 6조5000억 통화스와프 체결하며 도움 손길
러시아·브라질·사우디 이어 또 달러 패권 위협
아르헨티나가 중국산 수입품 결제에 달러가 아닌 위안화를 사용하기로 했다. 브라질,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아르헨티나까지 위안화 영향권에 들어간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르히오 마사 아르헨티나 경제부장관은 26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을 위안화로 지불하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이를 통해 4월에 10억달러, 5월부터 매달 7억9000만 달러를 절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아르헨티나의 달러 보유량 감소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마사 장관은 "달러 유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위안화 유출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부터 물가 급등으로 인한 페소화 가치 폭락을 겪고 있다. 지난달 아르헨티나 물가는 전년 대비 102.5% 뛰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자 국민들은 페소화 대신 달러화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암시장에서는 달러가 공식 환율(달러 당 218페소)의 2배(달러 당 436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위험 자산인 페소를 팔아 안전 자산인 달러를 사 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달러 선호 현상은 외환보유고 감소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컨설팅 업체인 포트폴리오 퍼스널인버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외환 순보유고는 지난 19일 6억7900만달러(약9020억)으로 집계됐다. 2022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중국은 이러한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를 파고들었다. 중국과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1월 양국 간의 1300억위안(24조원) 규모의 외환스와프 중 350억위안(6조4620억원)을 아르헨티나 외환 안정화 정책에 사용하기 위해 발동했다.

이로써 중국은 브라질,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아르헨티나로 위안화의 영향력을 넓히게 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체제에서 퇴출된 이후 위안화 사용을 늘리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달 중국과 양국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에 달러 대신 자국 통화인 위안화와 헤알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도 위안화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