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K배터리'…전기차 쑥쑥 크고 美 IRA 반사수혜까지

LG엔솔·삼성SDI 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기차 호황에 IRA 수혜까지 '겹경사'
위상 높아진 K배터리…북미 투자 활발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경DB
전기차 시장 호황에 힘입어 국내 배터리 업계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북미 투자 속도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144.6% 증가한 영업이익 6332억원을, 같은 기간 삼성SDI는 16.5% 증가한 영업이익 3754억원을 각각 거뒀다.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만 작년 한 해 연간 영업이익(1조2137억원)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이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삼성SDI 역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3개 분기 연속 매출 5조를 돌파,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1공장의 안정적 가동으로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증가 등이 이뤄지며 견조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SDI는 BMW와 아우디 등에 적용되는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신모델 출시 효과를 봤다.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는 데 따라 앞으로의 배터리 업계 전망도 밝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 세계에서 전기 승용차가 지난해 판매량보다 약 35% 증가한 14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판매되는 승용차 가운데 전기차 비율이 18%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IRA로 'K배터리' 위상 높아져...북미 투자 활발

미국의 IRA 시행은 'K 배터리'엔 호재다. IRA의 전기차 세제 혜택 조항을 보면 북미에서 생산 조립돼야 한다는 조항 외에도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이 북미 지역에서 생산돼야 한다. 여기에 핵심 광물의 40% 이상이 북미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일본 포함)에서 가공돼야 한다. 이를 모두 충족하면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국내 배터리 회사들이 이 조항을 모두 혹은 일부 충족하면서 IRA 수혜를 입게 됐다. 실제 이번에 보조금 지급 대상인 미국 완성차 기업 차종 22개의 약 77%(17개)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K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17개 중 11개의 차종에 들어가는데, IRA가 요구하는 전기차 배터리 요건을 모두 충족해 보조금 7500만원을 전부 받는다.이에 따라 북미 시장 투자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미국 내 생산능력을 GM 1·2·3 공장(140GWh), 혼다 JV(40GWh), 미시간 단독공장(26GWh), 애리조나 단독공장(43GWh) 등을 포함해 총 250GWh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의 북미 합작 공장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GM과 합작공장을 세운다. 북미 지역 두 번째 생산공장으로 2026년 가동이 목표다. GM 합작공장은 연산 30GWh 규모로 전기차 약 40만대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SK온도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생산능력 35GWh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연간 전기차 약 30만대에 탑재할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온은 현재 조지아에 독자 1·2 공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 완성차 기업인 포드와의 합작공장 3개도 가동·설립 중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