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함을 결정하는 것은 '서비스 마인드'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頭のいい人が話す前に考えていること)
머리가 좋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아이큐가 높은 것?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 박사 학위를 갖는 것? 예전에는 머리가 좋다는 의미를 이렇게 이해했을지 모르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머리가 좋다는 건 ‘상대방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상대방이 알아듣기 쉽게 말을 잘하는 것’이다. 머리가 좋은지 나쁜지 결정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책 <머리 좋은 사람이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것(頭のいい人が話す前に考えていること)>은 ‘생각이 태도’라는 점을 분명히 깨닫게 해준다. 책을 쓴 아다치 유야(安達 裕哉)는 공대 출신 경영 컨설턴트로 매월 200만 명이 방문하는 개인 미디어 [Books & Apps]를 운영하고 있다. 직장 상사나 동료로부터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어!” 또는 “제대로 생각해 본 다음에 말해!”라는 핀잔을 들어본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제대로 생각’한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책은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생각의 ‘양’에 있는 게 아니라 ‘질’에 있다고 강조한다. 생각의 차이와 깊이는 태도로 드러나게 돼 있다. 핵심 없이 지식만 늘어놓는 사람, 인정욕구에 사로잡혀 자신을 드러내려고만 하는 사람,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사람, 말로 이기려는 사람은 상대방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반면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상대방의 얼굴이나 표정을 유심히 보면서 말하며,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지 그만 듣고 싶은지 살피는 사람은 ‘머리 좋은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결국 ‘똑똑함을 결정하는 것은 서비스 마인드’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물론 똑똑한 사람들도 감정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들은 즉시 반응하는 것보다 침착하게 생각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말하기 전에 제대로 생각하는 것은 감정에 의존하며 반응하기보다는 침착하게 반응하는 겁니다. 컨설턴트로서 저는 똑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은 모두 침착했습니다. 논리적 사고와 지식의 양 등 똑똑함을 구성하는 요소가 많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기 전에 얼마나 멈추고 침착할 수 있는지’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이 책은 저자의 경험에서 탄생했다. 대학에서 환경과학을 공부하고 연구원으로 일하던 저자는 경영컨설팅 회사에 입사한 후, 자신이 얼마나 말주변이 없고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능력이 부족한지 깨닫게 됐다. 이후 집중적으로 생각의 질을 높이는 훈련을 한 그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똑똑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됐고 22년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자기만의 동굴에서 빠져나와 생각해 보는 ‘객관화’, 이해하기 쉽게 핵심을 전달하는 ‘정리’, 상대방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는 ‘경청’, 깊이 듣고 배우는 ‘질문’, 그리고 올바른 표현으로 임팩트를 전달하는 ‘언어화’ 등, 책에는 어떤 대화에서도 통할 수 있는 5가지 업그레이드 사고법도 함께 소개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