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10년 사업권 따낸 신라…롯데와 '면세점 1위' 쟁탈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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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확정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새 사업자가 27일 모두 정해지며 국내 면세업계에 치열한 선두경쟁이 예고됐다. 더구나 이 사업권은 10년짜리 장기 사업권이어서 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 화장품·주류·담배 등 확보
사상 첫 면세업계 매출 1위 노려
인천서 철수 롯데, 해외·시내 집중
호주·베트남 추가 출점…1위 수성
후발주자 신세계·현대百면세점
해외진출 등 사업확장 기회 얻어
관세청은 이달 26~27일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오는 7월부터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사업자를 결정했다. 심사 결과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DF1과 DF2 사업자로는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각각 선정됐다.패션·액세서리·부티크 판매 구역에서도 신라면세점(DF3)과 신세계면세점(DF4)이 사업권을 획득했다. 부티크만 취급하는 DF5 구역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맡는다.
○신라, 처음으로 1위 등극할까
업계에선 롯데면세점이 6월 말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전면 철수하면 신라면세점이 국내 면세업계 1위로 올라설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회사의 매출 차이가 가장 적었던 2021년 롯데와 신라의 매출은 각각 3조7184억원, 3조3497억원으로, 차이가 3687억원에 불과했다. 2019년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에서 발생한 매출이 총 3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일 신라면세점이 면세업계 매출 1위에 오르면 사상 처음이 된다.롯데면세점은 해외 및 국내 시내면세점 사업 총력전에 나서 1위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미국 일본 베트남 등 6개국에서 1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에는 호주 멜버른공항점과 베트남 하노이시내점이 추가로 선보인다.국내에서 꾸준히 시내면세점 매출 비중을 높여온 것도 롯데엔 다행스러운 일이다. 롯데면세점 매출 가운데 시내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79.0%에서 2019년에는 93.7%로 불어났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입점했더라면) 공항공사에 냈어야 할 임차료를 시내면세점 마케팅 비용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 확장 기회 맞은 후발주자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을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DF2·4 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가 면세업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2터미널에서 인기 품목인 향수, 화장품, 주류, 담배를 판매하게 됐다. 2터미널은 대한항공 등 대형 국적사가 이용하는 만큼 객단가가 높다.해외 진출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롯데·신라면세점의 경우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 등 해외 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 시 인천공항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내세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면세점은 아직 해외에 점포가 없다.현대백화점면세점이 부티크만 취급하는 DF5에 어떤 브랜드를 들일지도 관전 포인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8년 면세업에 뛰어들었지만 2020년 코로나19 창궐로 하늘길이 막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지난달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면세점에 루이비통 매장을 유치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입점하는 브랜드를 통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의지와 역량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