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허수성 청약' 방지…IPO 때 주금납입능력 확인 강화

능력 초과해 청약 참여하면 제재…금융투자협회 관련 규정 개정
앞으로는 기업공개(IPO) 참여 기관투자자들이 실제 자본력 이상으로 물량을 신청하지 못하도록 주금납입능력을 확인하는 절차가 구체적으로 마련된다. 실제 능력을 초과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는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자'로 지정하는 등 제재를 부과하는 근거도 생긴다.

금융투자협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과 '대표주관업무 등 모범기준'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금투협의 이번 개정은 앞서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시장 건전성 재고방안의 후속 조치다. 그동안 상장으로 주가 차익이 기대되는 인기 종목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수요예측 때 실제 주금을 납입할 능력을 초과한 물량을 신청하는 '허수성 청약'으로 공모주 시장의 왜곡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투협의 이번 관련 규정·기준 개정에 따르면 허수성 청약 근절을 위해 주관회사의 주금납입능력 확인 방법이 구체적으로 신설됐다.

기관투자자가 확약서에 기재한 자기자본 또는 위탁재산 자산총액 합계를 확인하는 표준방법과, 주관회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내부규정·지침에 따라 확인하는 대체 방법을 상세하게 규정해 기관들의 주금납입능력 확인 문턱을 높였다. 아울러 실제 주금납입능력을 초과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는 공모주 배정을 금지하고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자'로 지정할 수 있는 제재의 근거를 마련했다.

수요예측 기간도 연장된다.

현재는 기간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IPO 대부분이 2영업일 간 수요예측이 진행되지만. 앞으로는 5영업일 이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도록 모범기준에 명시됐다. 다만 자금 수요 일정, 시장 상황, 공모 규모에 따라 필요한 경우 수요예측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공모주 상장 후 주가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의무 보유를 확약한 기관투자자들에 의무 보유 확약 물량에 대한 우선 배정 원칙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의무 보유 확약 기관투자자들에게 가장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의무 보유 확약 기간별로 물량을 차등 배정하는 등 관련 기준이 마련될 예정이다.

반면 수요예측 때 가격을 기재하지 않은 기관에 대해서는 공모주를 배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페널티 근거도 마련됐다. 그밖에 이번 개정에는 벤처기업투자신탁과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에 대한 공모주 우선 배정을 오는 2025년 말까지 연장하고, 코스닥 종목 관련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우선 배정 물량을 기존 5%에서 10%로 확대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