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구감소 위기, 극복 못할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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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카와 마사쓰구 ADB 총재 인터뷰아사카와 마사쓰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65·사진)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한국 수출품의 20%를 사주지만 선진국들은 50%를 사준다”며 “선진국에서의 수요 약화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한국 경제를 부양하겠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아사카와 총재는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와 관련해 “고령사회의 특징은 노동력의 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라며 “(이는) 한 나라의 생산성과 혁신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韓, 저출산 방치땐 생산성 추락
교육 통해 인적 자본 질 높여야"
"선진국 수요 약화로 韓수출 타격
中 리오프닝 효과도 제한적일 것"
내달 2~5일 인천 송도서 총회
아사카와 총재는 5월 2~5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56회 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방한에 앞서 아사카와 총재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아사카와 총재는 일본 재무성 출신인 국제금융통으로 2020년 1월 ADB 총재로 취임했다.아사카와 총재는 “한국은 제조업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주요 수출국의 수요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핵심 수출품인 반도체 수요가 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감소로 기업들이 재고를 줄이면서 결국 투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은 주로 소비가 끌고 가겠지만 소비는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실질 임금 상승률, 고금리로 인한 가계의 원리금 상환 증가, 부동산 가치 하락 여파로 가계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에 대해서도 “수출과 관광, 두 가지 측면에서 한국의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성장률을 밀어 올리기엔 제한적이라고 했다. 한국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선진국 경제에서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성장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DB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5%로 예상했다. 한국은행·기획재정부 전망치(1.6%)보다 낮다.아사카와 총재는 한국의 인구 문제와 관련해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고령화와 노동인구 축소는) 심각한 문제지만 완전히 극복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다”며 “교육을 통해 인적 자본의 질을 높이고 보건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고령자가 업무를 더 잘 수행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며 “고령자가 디지털 변화에서 소외되는 현상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사카와 총재는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 후유증은 현재 진행형”이라면서도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시스템적인 은행 위기가 올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가 아시아로 확산할 가능성도 작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신용 위험, 낮은 회복력, 약한 거시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 등이 잠재적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자국 중심주의가 강해지는 현상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아사카와 총재는 “무역의 파편화는 노동 분업, 외국인 직접 투자와 기술 이전의 유익한 영향을 약화시켜 세계 경제의 생산을 비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아시아 국가들이 장기적인 경제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면 ‘저탄소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상품과 서비스에 지속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ADB는 2030년까지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1000억달러 규모로 기후금융을 지원할 방침이다.
박상용/허세민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