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월세 사기'…금융사도 당해

오피스텔 소유한 우리銀 속이고
보증금·월세 가로챈 일당 수사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충북 음성에서 수백 가구 규모의 오피스텔 월세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오피스텔 시행사를 맡은 월세사기 일당은 소유주인 우리은행(담보신탁)과 새마을금고(대출은행)에 알리지 않고 4년 동안 세입자를 모집해 보증금과 월세 수십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오피스텔이 이달부터 공매 절차에 들어가면서 수백 명의 입주자가 졸지에 퇴거 위기에 내몰렸다.

28일 충북 음성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1일 탄동새마을금고 등 7개 금융회사가 K오피스텔 시행사 대표 김모씨와 부동산중개업자 세 명을 고발한 사건을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김 대표 일당은 오피스텔 소유권자인 우리은행 몰래 세입자와 월세 계약을 맺고 보증금과 임대 수익을 편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혁신도시에 있는 248가구 규모의 K오피스텔은 시행사 대표인 김씨가 162가구의 소유권을 신탁 방식으로 우리은행에 넘기고 받은 증서를 담보로 탄동새마을금고 등에서 205억원을 빌려 지은 건물이다. 김 대표 일당은 지난 4년간 소유권자인 우리은행에 알리지 않고 별도 법인까지 세워 수백 건의 월세 계약을 맺었다.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 약 8억원과 4년 동안 매월 8000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받아 상당 부분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K오피스텔 시행사는 지난해 여름부터 대출 원리금을 체납하고 있다. 이에 새마을금고는 대출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 우리은행에 요청해 최근 K오피스텔 162가구의 공매 절차를 시작했다.

장강호/안정훈/김우섭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