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사랑' 어느 정도길래…"이미 일본 넘어섰다" [연예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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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처음 진행한 일정은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이었다. 이와 함께 4년 동안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 투자 유치 소식을 전했다. 이는 윤 대통령 방미 첫 성과로 꼽힌다.
윤 대통령 방미에 전에도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위축 속에서도, 한국 진출 이후 단 한 차례도 한국 콘텐츠를 향한 투자를 멈춘 바 없었다"며 "2016년 이후 2021년까지 약 1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번 넷플릭스의 추가적인 투자 발표는 한국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서 한국 창작 생태계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또한 "넷플릭스의 투자는 '훌륭한 작품의 제작'을 넘어, 특수효과(VFX), 특수분장(SFX), 후반 작업(Post Production), 제작 재무(Production Finance), 현장 지원 등 콘텐츠 제작 전반에 포진해있는 한국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의 구조"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한국 사랑은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에서 기인한다. 지난해 넷플릭스 구독자 중 6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역대 넷플릭스 흥행 1위에 '오징어 게임'이 오른 것을 비롯해 올해 1분기 넷플릭스 실적 발표에서도 한국의 '더 글로리'가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츠 중 가장 많이 본 콘텐츠 5위에 올랐다고 공개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로써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츠 10편 중에는 1위 '오징어 게임', 4위 '지금 우리 학교는', 5위 '더 글로리', 7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총 4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넷플릭스뿐 아니라 한국의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블룸버그는 이달 초 영화 '기생충'에 이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그리고 '더 글로리'까지 성공하면서 서울이 세계의 '엔터테인먼트 수도' 가운데 하나로 거듭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미국 외에 '히트(hit) 시리즈'를 가장 많이 제작하는 국가로 평가했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 애플TV+ 등 주요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들의 투자도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디즈니+와 애플TV+도 투자 확대를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아마존도 한국의 콘텐츠들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하면서 "넷플릭스가 아시아의 구독자를 끌어당기는 열쇠는 일본이 아닌 한국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대변인은 "한국 외 아시아 다른 지역에도 잠재적 투자 계획이 있느냐"는 BBC의 질문에 "현재로선 없다"고 답변했다.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의 제작 관계들이 빠른 시간 내에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낸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거 홍콩 영화, 일본 J팝의 사례를 거울삼아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부분도 한국 콘텐츠의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OTT 플랫폼과 협업한 국내 콘텐츠 제작사 대표는 "글로벌 포맷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의 경우 이미 국내 제작비가 일본의 그것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이만한 예산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이제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라고 달라진 환경을 전했다.
과거에는 영화, 드라마 등에 집중됐던 투자가 최근에는 예능, 다큐멘터리 등 다양해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피지컬:100',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한국의 제작자들도 조명받고 있다. 1905년에 창간된 미국 대중문화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가 발간하는 '리얼리티 TV 임팩트 리포트(Reality TV Impact Report 2023)'에는 남승용 CJ ENM 예능교양사업 본부장이 선정됐다. 1994년 SBS 예능 PD로 시작해 2019년 CJ ENM으로 이적한 남 본부장은 CJ ENM 전체 예능 교양 프로그램의 기획, 제작, 방송 기술, 마케팅, 홍보 등을 총괄하고 있다.
한 제작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할 거 같다"며 "글로벌 OTT 덕분에 요 몇 년 사이 사업이 급성장한 분위기이지만, 국내 방송만으로는 이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같은 호황이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는 게 지금 제작자들의 숙제"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윤 대통령 방미에 전에도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위축 속에서도, 한국 진출 이후 단 한 차례도 한국 콘텐츠를 향한 투자를 멈춘 바 없었다"며 "2016년 이후 2021년까지 약 1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번 넷플릭스의 추가적인 투자 발표는 한국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서 한국 창작 생태계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또한 "넷플릭스의 투자는 '훌륭한 작품의 제작'을 넘어, 특수효과(VFX), 특수분장(SFX), 후반 작업(Post Production), 제작 재무(Production Finance), 현장 지원 등 콘텐츠 제작 전반에 포진해있는 한국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의 구조"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한국 사랑은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에서 기인한다. 지난해 넷플릭스 구독자 중 6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역대 넷플릭스 흥행 1위에 '오징어 게임'이 오른 것을 비롯해 올해 1분기 넷플릭스 실적 발표에서도 한국의 '더 글로리'가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츠 중 가장 많이 본 콘텐츠 5위에 올랐다고 공개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로써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츠 10편 중에는 1위 '오징어 게임', 4위 '지금 우리 학교는', 5위 '더 글로리', 7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총 4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넷플릭스뿐 아니라 한국의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블룸버그는 이달 초 영화 '기생충'에 이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그리고 '더 글로리'까지 성공하면서 서울이 세계의 '엔터테인먼트 수도' 가운데 하나로 거듭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미국 외에 '히트(hit) 시리즈'를 가장 많이 제작하는 국가로 평가했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 애플TV+ 등 주요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들의 투자도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디즈니+와 애플TV+도 투자 확대를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아마존도 한국의 콘텐츠들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하면서 "넷플릭스가 아시아의 구독자를 끌어당기는 열쇠는 일본이 아닌 한국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대변인은 "한국 외 아시아 다른 지역에도 잠재적 투자 계획이 있느냐"는 BBC의 질문에 "현재로선 없다"고 답변했다.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의 제작 관계들이 빠른 시간 내에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낸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거 홍콩 영화, 일본 J팝의 사례를 거울삼아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부분도 한국 콘텐츠의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OTT 플랫폼과 협업한 국내 콘텐츠 제작사 대표는 "글로벌 포맷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의 경우 이미 국내 제작비가 일본의 그것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이만한 예산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이제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라고 달라진 환경을 전했다.
과거에는 영화, 드라마 등에 집중됐던 투자가 최근에는 예능, 다큐멘터리 등 다양해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피지컬:100',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한국의 제작자들도 조명받고 있다. 1905년에 창간된 미국 대중문화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가 발간하는 '리얼리티 TV 임팩트 리포트(Reality TV Impact Report 2023)'에는 남승용 CJ ENM 예능교양사업 본부장이 선정됐다. 1994년 SBS 예능 PD로 시작해 2019년 CJ ENM으로 이적한 남 본부장은 CJ ENM 전체 예능 교양 프로그램의 기획, 제작, 방송 기술, 마케팅, 홍보 등을 총괄하고 있다.
한 제작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할 거 같다"며 "글로벌 OTT 덕분에 요 몇 년 사이 사업이 급성장한 분위기이지만, 국내 방송만으로는 이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같은 호황이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는 게 지금 제작자들의 숙제"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