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이라면 A학점"…하버드대 교수도 놀란 尹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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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하버드대 연설에 나선 가운데, '소프트 파워' 강화 방안 관련 답변에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재학생이라면 A학점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연설을 마친 후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및 청중과의 대담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나이 교수로부터 '한국의 소프트파워 강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소프트 파워'는 나이 교수가 창안한 개념으로, 한 국가가 문화적 매력 등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힘을 지칭한다.
윤 대통령은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콘텐츠 '미나리',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을 언급하며 "정부가 도와준 것이 거의 없다. 순수한 민간과 시장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박사님께서 20년 전에 '소프트 파워' 책을 썼을 때 나도 그 책을 읽었다"면서 "하드 파워, 중화학공업 등은 국가가 나서서 산업 진흥을 할 수 있지만, (소프트 파워 부흥은) 국가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윤 대통령은 "전세계 마켓을 단일 마켓으로 만들 수 있게 개별 국가에서 규제를 먼저 풀어가는 쪽이 소프트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전날 열린 글로벌 영상콘텐트 리더십 포럼을 언급했다.
그는 "파라마운트, 유니버셜, 워너브라더스 등 관계자 분들이 많이 왔는데 우리 시장에 마음껏 들어오라고 했다. 만약 사업하는 데 불편한 제도가 있으면 제가 싹 없앨 테니 걱정하지 말고 들어오라고, 우리는 전 세계와 함께 싱글 마켓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를 들은 나이 교수는 "정말 완벽한 답변을 해주셨다. 케네디스쿨 재학생이라면 A학점이 바로 수여될 정도로 훌륭한 답변"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북핵 위험이 눈앞에 온 상황"이라며 "1953년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에서 이제 핵이 포함된 한미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심지어 1년 이내에도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그런 기술 기반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핵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고 핵무기와 관련된 복잡한 정치 경제학과 정치경제 방정식이란 게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선언에는 미 행정부 의무만이 들어간 게 아니라 대한민국도 독자 핵 개발을 안 하고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존중하는 의무가 있다. 워싱턴 선언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나이 교수가 '워싱턴 선언'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할지 묻자 "늘 상호 존중에 기반해서 좋은 양국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며 "오늘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전격 복귀시키는 결정을 했다고 들었다. 이런 식으로 변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갈등과 대립에 대해서는 "미래의 협력이 과거사와 관련된 국민 간 감정적인 문제, 인식의 문제들을 많이 고쳐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연설을 마친 후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및 청중과의 대담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나이 교수로부터 '한국의 소프트파워 강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소프트 파워'는 나이 교수가 창안한 개념으로, 한 국가가 문화적 매력 등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힘을 지칭한다.
윤 대통령은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콘텐츠 '미나리',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을 언급하며 "정부가 도와준 것이 거의 없다. 순수한 민간과 시장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박사님께서 20년 전에 '소프트 파워' 책을 썼을 때 나도 그 책을 읽었다"면서 "하드 파워, 중화학공업 등은 국가가 나서서 산업 진흥을 할 수 있지만, (소프트 파워 부흥은) 국가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윤 대통령은 "전세계 마켓을 단일 마켓으로 만들 수 있게 개별 국가에서 규제를 먼저 풀어가는 쪽이 소프트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전날 열린 글로벌 영상콘텐트 리더십 포럼을 언급했다.
그는 "파라마운트, 유니버셜, 워너브라더스 등 관계자 분들이 많이 왔는데 우리 시장에 마음껏 들어오라고 했다. 만약 사업하는 데 불편한 제도가 있으면 제가 싹 없앨 테니 걱정하지 말고 들어오라고, 우리는 전 세계와 함께 싱글 마켓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를 들은 나이 교수는 "정말 완벽한 답변을 해주셨다. 케네디스쿨 재학생이라면 A학점이 바로 수여될 정도로 훌륭한 답변"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북핵 위험이 눈앞에 온 상황"이라며 "1953년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에서 이제 핵이 포함된 한미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심지어 1년 이내에도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그런 기술 기반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핵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고 핵무기와 관련된 복잡한 정치 경제학과 정치경제 방정식이란 게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선언에는 미 행정부 의무만이 들어간 게 아니라 대한민국도 독자 핵 개발을 안 하고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존중하는 의무가 있다. 워싱턴 선언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나이 교수가 '워싱턴 선언'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할지 묻자 "늘 상호 존중에 기반해서 좋은 양국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며 "오늘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전격 복귀시키는 결정을 했다고 들었다. 이런 식으로 변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갈등과 대립에 대해서는 "미래의 협력이 과거사와 관련된 국민 간 감정적인 문제, 인식의 문제들을 많이 고쳐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