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실적악화, 쑥 들어간 '횡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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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카페국내 정유사 실적이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영향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유사 ‘횡재세’ 환수, 도매가 공개 논란은 수그러든 분위기다.
에쓰오일·오일뱅크 영업익 60%↓
야권 "초과이익 환수" 주장 잠잠
30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은 515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3% 급감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같은 기간 2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1분기보다 63.2% 쪼그라들었다. 5월 실적 발표 예정인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82%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GS칼텍스도 비슷한 분위기일 것으로 알려졌다.정유 4사의 최근 실적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잔치’를 벌였던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4월 첫째주만 해도 배럴당 5.3달러였는데 최근엔 배럴당 2달러대로 추락해 2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제마진에 의존하는 정유업체들이 수익을 내려면 통상 배럴당 정제마진이 4~5달러를 넘어야 한다.
업황이 확 바뀌면서 올초까지 야권 등이 추진하던 정유사 횡재세 환수와 도매가 공개 주장은 힘을 잃고 있다. 야권 등은 유가 급등으로 ‘떼돈’을 번 정유사로부터 초과 이익을 거둬들이고, 휘발유 등의 도매 원가를 공개해 주유소의 가격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횡재세 부과 논의는 3월부터 쏙 들어간 분위기”라며 “한 철에 끝날 주장이었다면 왜 꺼내 논란을 키웠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류 도매가 공개를 심의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에선 이 안건이 아예 논의되지도 않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