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신세계 노동자 AI 로봇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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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홍 기사심사부장챗GPT가 흥하다. 오픈AI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공개한 뒤 놀라운 능력에 모두 전율했다. 와우! 의사시험 통과에 법학 석사과정 시험 B학점이라니. 기사 쓰는 것은 몇 분 걸리지도 않는다. 리포트 작성은 학생들에게 일상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답안 예시 등 취업준비생에게도 필수 도구다. 광고 카피는 물론이고 소설도 쓴다. 그림은 이미 작가 반열에 올랐다. 방송도 만든다. 조만간 비대면 진료까지 할 태세다.
기업가들은 빠르게 금빛을 확인했다. 챗GPT가 숨겨 놓은 금맥을 찾아 질주하고 있다. 먼저 깃발을 꽂기 위해 채찍질을 하고 있다.이제 시작일 뿐이다. 챗GPT는 티핑 포인트를 넘었다. 진화한 범용 AI와 궁극의 초지능 AI가 휘몰아칠 미래는 패러다임 전환이 아니라 신세계 탄생을 예고한다. 산업혁명을 초월한 에이아이즘(AIism)의 세계다.
AI 로봇이 인간 노동 대체해
로봇은 AI가 지배하는 신세계의 노동자다. 치킨을 튀기고 커피를 내린다. 자동차 생산은 오래전 그들 몫으로 돌아갔다. 생존에 위협을 느낀 노조가 조립라인에서 분투하고 있지만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다. 집사 로봇이 요리하고 청소하고 말벗까지 해준다. 자율차는 기본이고 인프라와 서비스 대부분을 클라우드에 접속한 AI 로봇이 담당한다. 영화 ‘아이, 로봇’의 실재화다. 이 영화의 배경은 2035년,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시간이 더 당겨질지 모른다.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인간의 가까운 미래 운명이. 인간은 우연히 얻은 불을 사용하면서 자연을 정복했다. 언어는 협업 도구였다. 그들은 이제 자연을 넘어 우주 질서를 다시 규정하려 하고 있다. 노동에서 해방하려고 한다. 하지만 AI가 네트워크와 정보를 장악하고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한다는 사실은 절망적이다.인간에게 노동은 본래의 것이다. 홍적세에 인류가 출현한 이후 노동은 생존하기 위한 필사의 투쟁이었다. 호미닌은 초원을 달리며 사냥한 뒤 주먹도끼로 갈라 먹었다. 엄혹한 빙하기에도 인간의 노동은 쉬지 않았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기 존재를 증명했다.
'로봇 노동절' 챙겨야 할지도
간빙기의 사피엔스는 노동을 로봇에게 대리하고 생각은 AI에 맡길 심산이다. 노동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무엇을 존재 이유로 삼을 것인가. 휴식, 레저, 문화가 있지 않냐고? 그러나 휴식은 힘들게 일한 다음에 오는 것이고, 기쁨은 고통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인식론적 고양이다. 어떤 생장도 고통을 수반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우려가 공포를 부른 걸까. 유발 하라리를 비롯해 저명인사들이 AI 개발을 일시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 유럽에 이어 중국, 미국은 AI 규제 방안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AI가 몰고 올 미래의 위험을 경고하고 규제하는 것으로 AI 신세계를 막을 수 없다. 인간의 호기심은 포기를 모르기 때문이다. 원자폭탄의 가공할 위험성을 알고도 과학자들이 핵 연구를 멈추지 않은 까닭이다. 최근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을 대신하는 범용 AI인 ‘오토GPT’가 나왔다. 우려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
AI가 소 키우고 밭 갈면 인간은 뭘 해야 하나. 영화처럼 AI가 인간을 공격하는 것보다 노동이 종말을 고한 인간을 생각하는 게 더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