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對中 수출, 한국이 가장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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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급감…반도체 부진 탓지난 1분기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미국, 대만, 일본 등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데다 중국에서 한국 수출품의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38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전체 수입이 1년 전보다 7.1% 줄어든 가운데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폭은 중국 관세청이 ‘주요 국가·지역’으로 분류하는 23곳 가운데 가장 컸다.
한국처럼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의 대중 수출 감소율이 28%로 한국과 비슷했다. 일본의 대중 수출은 19.5% 줄었고, 미국은 1.7% 감소에 그쳤다. 주요국 중 한국의 대중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 대만에 이어 대중 수출 2위였던 한국은 올해 1분기엔 대중 수출액 5위로 밀려났다.올해 1분기 대중 수출액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463억5000만달러), 대만(444억3000만달러), 호주(391억2000만달러), 일본(386억달러), 한국(382억달러) 순이다. 중국의 전체 수입액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8.1%에서 올해 1분기 6.2%로 떨어졌다.
대중 수출이 급감한 최대 원인은 반도체 수출 부진이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40% 감소했다.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동반 하락한 영향이다. 전년 동기 대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작년 4분기 -31.7%에서 올해 1분기 -44.5%로 악화됐다.
지난해 말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중단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그 효과가 제한돼 중국의 내수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한국은행은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수입 의존도가 낮은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휴대폰,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하면서 관련 최종재 및 중간재 수입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상품이 중국에서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0일 ‘대중국 교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 무역수지가 급격히 악화하며 국내 산업 전반의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다”고 밝혔다. 특히 대중 무역수지 악화의 원인으로 고위기술 제조업에서의 흑자 감소와 저위기술 제조업의 적자 확대를 꼽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