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전문가들이 63빌딩 한화갤러리아로 몰려드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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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3남인 동선씨인수합병(M&A) 전문가들이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있는 한화갤러리아로 몰려들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독립 행보에 나서면서 대형 M&A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다.
3~4명의 전략투자팀 운영
독립 행보 후 M&A 기대감 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김 본부장이 직속 조직으로 관할하는 전략투자팀을 통해 잠재적인 M&A 기회를 살피고 있다. 전략투자팀에는 메릴린치와 리만브라더스를 거친 김병혁 상무를 중심으로 사모펀드(PEF) 등을 거친 3~4명의 인력이 근무 중이다. 김 본부장도 2020년 국내 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에서 6개월간 근무하며 M&A 및 IB 경험을 쌓았다.시장에선 김 본부장이 유통사업을 키워 그룹 내 입지를 굳히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첫째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태양광과 방산, 둘째 아들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김 본부장은 유통을 맡는 방향으로 승계 구도를 정리했다. 김 본부장은 2021년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상무로 경영 일선에 나섰고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의 신사업전략실장을 겸직하며 유통 부문 신사업 전반에 관여했다. 올 3월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떨어져나오면서 독립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한화갤러리아는 대형 M&A 거래가 가능한 재무 구조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한화갤러리아는 2021년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되기 직전인 2020년 말 부채가 1조5230억원에 달했으나 분할 이후 8590억원으로 줄었다. 부채비율도 분할 이전 287%에서 100%까지 감소했다. 모회사인 ㈜한화가 증자로 자금을 지원하거나 회사채 발행 등 추가적인 부채를 활용할 경우 조단위 거래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 햄버거 브랜드인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도입을 총괄하는 등 대외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초엔 초록뱀컴퍼니로부터 한화갤러리아의 압구정 명품관 인근에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토지와 건물을 895억원에 인수했다. 이 건물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유치하기 위한 팝업스토어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유통업계는 김 본부장의 다음 인수 후보 대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홈플러스를 비롯해 11번가 컬리 등 e커머스 관련 업체와 일부 글로벌 프랜차이즈 사업권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