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례 없는 자치권 상실"…尹 방미 흠집내기 나선 중국

관영 언론 동원해 尹대통령 방미 성과 흠집내기 나선 中
CCTV "한국 내 우려 및 비판 여론 불러"
신화사·글로벌타임스 등 연일 보도
중국이 관영 언론을 동원해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미국 방문 관련한 성과 흠집 내기에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한 한국 내 비판 여론을 집중 조명하는 방식이다.

중국 관영 방송 중국 중앙(CC)TV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한국 내 우려와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기사를 지난달 30일과 1일 이틀간 보도했다. CCTV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페이스북에 "미국이 듣고 싶은 얘기만 했다"고 올린 글을 캡처해 자세히 소개하고, 워싱턴 선언'은 빈 껍데기라고 지적한 김동엽 북한대학원 교수의 발언도 전했다. 숙명여대 교수 114명이 최근 '윤 대통령의 망국 외교'와 관련해 시국 성명서를 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중국 관영 통신사 신화사는 지난달 30일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동북아시아 지역, 심지어 글로벌 '신냉전'의 추동자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 신문칼럼에서 "한국 정부가 앞장서서 신냉전을 강화, 완성하고 있다
고 지적한 내용 등도 소개했다.
사진=CCTV 캡쳐
중국 관영 언론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연일 나타내는 모습이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환구시보는 "한국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총알이 될 수 있다"고 지난 24일 비판했다. 이 매체의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한미 협정이 한반도의 또 다른 핵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27일), "(워싱턴 선언으로) 한국은 전례 없는 자치권을 상실했다. 진정한 승자는 워싱턴"(28일), "윤 대통령의 극단적인 외교정책이 균형을 잃었고, 주변국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29일) 등 내용을 잇달아 보도했다.

중국 언론뿐 아니라 연구기관과 대중들 사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상하이미국문제연구소는 "한국이 미국에 도·감청 당했음에도 윤 대통령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없다'고 했다"면서 한미 동맹을 '불균형한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SNS인 웨이보에 올라온 한미 정상회담 관련 기사에 "대통령이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 "한국이 다시 식민지가 되려고 한다"는 등 악플을 달았다.한편 한국 정부가 우리 문화유산을 활용한 게임·메타버스 창작을 지원하고자 무료로 개방한 문화재 3D 데이터가 중국 네티즌의 집단적인 ‘댓글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에픽게임즈가 운영하는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에 올라온 한옥 애셋에 평점 1점과 함께 “한국 문화가 아닌 중국의 전통문화”라는 취지의 수십 건의 악성 댓글을 남기고 있다. 애셋은 게임 제작에 쓰이는 모델링, 텍스처, 사운드 등의 데이터 일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