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장악한 중저음…아, 박정자였네 [이 아침의 배우]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얼마 전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연극 ‘장수상회’에서 열연 중인 배우 박정자(81)는 국내 연극계 대표 원로 여배우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소녀 같은 꽃집 주인 금님을 맡아 황혼의 사랑을 그린다. 중저음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연기가 ‘명불허전’이라는 평가다.

박정자는 1962년 이화여대 재학 시절 연극반에서 ‘페드라’로 데뷔한 뒤 60년 넘게 무대를 지켰다. 연극 ‘오이디푸스’ ‘단테의 신곡’ ‘햄릿’ ‘해롤드와 모드’ ‘러브레터’ 등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도 출연하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배우다. 백상예술대상(1970) 동아연극상(1975) 이해랑연극상(1996) 등을 받았다. 2007년엔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특유의 개성 있는 중저음 목소리로 성우로도 활약했다. 대학 3학년 때 동아방송 성우가 되면서 목소리 연기를 시작했다.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휩쓴 영화 ‘기생충’의 예고편 내레이션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박정자. 영화 ‘인어공주’에서 바다 마녀 우르슬라 역 더빙을 맡기도 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