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경선캠프 관계자 압수수색…먹사연 기부금 유입 의심(종합2보)

회계담당자 파리행에 말맞추기 의혹…宋측 "사건 모르는 시점에 관광"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일 송영길 전 대표 경선캠프 관계자들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서 촉발된 돈봉투 살포 의혹과 별도로 송 전 대표의 개인적인 자금 조달 가능성과 관련한 수사까지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날 송 전 대표의 당대표 경선 캠프 지역본부장, 상황실장 등의 주거지 3∼4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당시 캠프에서 생성한 자료 등을 확보했다.

지난달 29일 송 전 대표의 전·현 주거지와 그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지 이틀 만이다. 검찰은 참고인들을 조사하면서 기존 혐의 사실에 기재된 9천400만원 외에 추가로 더 많은 자금이 뿌려진 것으로 안다는 진술을 추가로 확보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당시 경선캠프와 먹사연의 자금 담당자 등이 겹친다는 점에서 먹사연이 관리하던 기부금 등이 경선 자금으로 불법 동원됐을 것으로 의심한다.

먹사연이 공개한 2021년 기부금 명세서에 따르면 그해 총 3억7천여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는데 당대표 경선 전인 2∼4월에만 1억4천여만원이 모금됐다. 검찰은 먹사연과 캠프에서 회계를 책임졌던 박모씨의 행적으로 미뤄 양측이 말맞추기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박씨는 최근 송 전 대표가 머물던 프랑스 파리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 측 선종문 변호사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여러 사람이 프랑스에 단체 관광을 갔었고 최초 압수수색이 있던 지난달 12일 이전에 방문한 것으로,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던 시점"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먹사연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일부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포맷 혹은 교체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조직적인 증거 인멸이 이뤄졌을 수 있다고 보고 이날 먹사연을 추가 압수수색해 폐쇄회로(CC)TV 저장기록과 차량 출입기록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송 전 대표를 돈봉투 살포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윤관석 의원 등이 주도해 살포한 9천400만원 외에 송 전 대표가 직접 금품을 조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돈봉투 규모는 수억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먹사연과 경선캠프 관계자들을 불러 자금 사용처 등을 조사한 뒤 송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지만, 송 전 대표는 2일 오전 자진 출석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밝혔다. 검찰은 2일 송 전 대표가 검찰청에 나와도 수사 일정상 조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