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나두 인공지능" 대세 입증한 'AI'…실적발표 휩쓸었다

작년엔 '메타버스(가상세계)'가 주인공
1년 만에 AI로 쏠린 기업·시장 관심
사진=EPA
미국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발언이 전년 동기보다 85%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세상에 첫선을 보인 생성형 AI '챗GPT'가 몰고온 열풍이라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일(현지시간) "올 들어 현재까지 진행된 기업들의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가 거론된 횟수가 작년 1분기 대비 85% 늘었다"며 "아직 남아 있는 1분기 컨퍼런스콜까지 합치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CNBC는 "지난달 28일을 기준으로 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절반 가량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중 약 25%의 기업이 AI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6년 이후 최다 횟수다. 2016년 1분기에 AI를 말한 기업은 5% 미만에 불과했다.글로벌엑스의 AI ETF(티커명 AIQ)는 올해 18% 이상 상승률을 보이며 나스닥, S&P 500 등 주요 지수들의 증가세 압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들의 긴축(금리 인상), 경기 침체 전망 등 거시 경제가 불확실하고 암울한 와중에 AI가 동아줄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로 인한 주식시장 훈풍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AI가 거론된 횟수는 빅테크에서만 265회를 넘어섰다. 이는 2016년 1분기보다 17배 폭증한 수치다. 실적 반등에 성공한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빅테크 3곳은 컨퍼런스콜에서 하나같이 AI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챗GPT를 탑재한 후 빙(검색 엔진) 다운로드가 크게 증가했다"며 "앞으로 엑셀·파워포인트 등 더 많은 자사의 사무용 소프트웨어 앱 제품군에 AI가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130억달러 가량을 투자했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도 AI를 설명하는 데에만 6분 가량을 할애했다. 메타는 "메타버스(가상세계) 사업에 올인하겠다"면서 2021년 사명을 기존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이번 실적발표에서 저커버그의 메타버스 관련 발언은 약 1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는 "현재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팔로우하지 않는 계정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AI 기반 추천 콘텐츠가 전체 피드 콘텐츠의 2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도 "구글 검색에 생성 AI를 통합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