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연루' 하림지주 매수 추천한 리포트 나왔다…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발 주가 폭락 사태에 연루된 하림지주에 대해 매수를 추천하는 증권사 리포트가 나왔다. 과도한 변동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건 맞지만, 이번 사건으로 기업 가치가 훼손된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IBK투자증권은 2일 '과속이 문제지 본질은 아니다'라는 제목의 하림지주 분석 리포트를 냈다. 이 리포트를 낸 김장원 연구원은 하림지주 목표주가를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리고, 매수 추천 의견을 유지했다.김 연구원은 "자회사 하림산업이 서울시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계획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인허가 갈등으로 오랫동안 지연됐던 양재 나들목(IC) 일대 개발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매수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 물류단지는 ‘파이시티 부지’로 불리는 서초구 양재동 한국화물터미널 9만6017㎡ 규모 땅이다. 고속도로와 대도시의 접근성이 높으며, 하림지주의 자회사 하림산업이 용적률 800%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부지는 정권 비리 연루, 인허가 지연 등 굵직한 사건들을 거치면서 주인이 수차례 바뀌었고 그로 인해 개발이 20년 가까이 지연됐다.

김 연구원은 "서울시가 최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양재 IC 주변 약 300만㎡ 개발에 대한 '양재 택지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가결해 이 부지 개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양재동 부지 개발은 물류에 기반한 식품사업의 성장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국내 증권사에서 최근 하림지주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내고 있는 애널리스트는 김 연구원이 유일하다. 하림지주의 최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김 연구원 말대로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날 종가 기준 하림지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은 3.9배로, 코스닥 금융업종의 2022년 평균(100.9배) 대비 매우 저평가돼 있다.

김 연구원의 하림지주 실적 추정도 최근 오차가 크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하림지주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실제보다 각각 3.2%, 9.8% 높게 추정했다.

최근 하림지주는 주가 흐름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종목 주가는 지난 2월 초부터 눈에 띄게 상승했고 4월 20일부터 급락했는데, 지난달 말께 급등 이전 수준으로 내려온 뒤 횡보하고 있다. 이날 주가는 3.09% 떨어진 9080원에 마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