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장주'는 버틴다…"美기업이익 하향 시기 안전판 될 것"

미국 기업들의 이익 하향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배당귀족주'가 다시 한번 높은 안정성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블룸버그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3년간(1990~2023년 4월) 미국 대표 배당성장주 지수인 'S&P500 배당귀족 TR'은 S&P500지수가 상승할 때에는 같이 올랐고, 내릴 때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률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S&P500 배당귀족 TR은 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25년 이상 배당금을 매년 늘려온 60여개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다. 지난 33년 중 S&P500지수가 1년 사이 20% 이상 오른 구간만 따로 뽑아 S&P500 배당귀족 TR지수의 평균 수익률을 계산했을 때 나온 수치는 26.5%였다. S&P500지수 상승률이 10~20% 사이인 구간에서 배당귀족지수는 평균 13.8%의 수익률을 보였다. 상승장에서 S&P500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과 배당귀족지수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이 유사했던 셈이다.

반면 S&P500지수가 1년 사이 10~20% 하락률을 기록한 구간에서 배당귀족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2.6%였다. S&P500지수가 20% 이상 떨어졌을 때 배당귀족지수는 12.9% 하락했다.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인 셈이다.

배당귀족주들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S&P500 배당귀족 TR지수는 존슨앤존슨, 킴벌리클라크, 펩시, P&G 등 현금흐름이 좋고 안정성이 높은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증시 하락기에 방어적인 성격을 보인다. 작년 한해 동안 S&P500지수가 20% 가까이 떨어졌을 때 펩시(4%), 존슨앤존슨(3.2%), P&G(-7.35%) 등은 낮은 변동성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배당귀족지수가 과거와 유사한 주가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다만 미국 빅테크 기업들처럼 시장을 크게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초과)하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미국의 배당귀족주 지수인 '다우존스 US 배당 100 TR'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코카콜라, 브로드컴, 암젠, 버라이즌 통신, 머크 등으로 구성된 지수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S&P500지수가 하락하는 구간에서 배당귀족 주식들의 수익률은 절대·상대적 측면에서 양호했다"며 "향후에도 시장 하락시 방어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