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수수께끼…3%대 둔화에도 꺾이지 않는 근원물가
입력
수정
4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7% 올랐습니다.물가 상승률이 1년여만에 3%대로 꺾였지만,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여전히 4%대로 높은 수준이어서 물가 흐름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내려앉은 건 휘발유, 경유와 같은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가 한풀 꺾인 영향이 컸습니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에 석유류 가격이 35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둔화되며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겁니다.여기에 지난해 한파에 급등했던 농산물 가격도 따뜻한 날씨에 안정세를 찾았고,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인상 일정이 미뤄지면서 상승 폭이 둔화됐습니다.
[김보경 /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4월은 서비스물가의 상승 폭이 소폭 상승했지만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가스·수도 상승 폭이 둔화하면서 총지수 상승 폭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3%대에 접어든 건 고무적이라는 평가지만, 물가 상승 흐름은 여전히 가라앉고 있지 않는 모습입니다.인건비와 재료비 등 원가 인상 요인이 시차를 두고 서서히 반영되면서 외식 물가는 7.6%나 치솟았습니다.
가공식품도 8% 가까이 올랐는데, 특히 빵이나 과자는 11%가 넘는 높은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이렇듯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지난달 농산물과 석유류 등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달 4.6% 올라 14개월째 4%를 웃돌았습니다.
지난달 물가 하락을 이끈 석유류 가격 내림세도 결국 기저효과에 기댄 결과라는 분석.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변화율인데,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1년 전 석유류 가격이 34%나 폭등한 탓에 하락세가 컸던 겁니다.
한국은행도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소비자물가에 비해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나친 물가 낙관론에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물가 경로상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공공요금 인상 폭·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 : 유가가 굉장히 큰 폭의 등락이 있어 어떻게 튈지,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고…수요 측면은 경기와도 연관성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가 안정세에 정부가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물가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섣부른 경기 기조 전환은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