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이 바르심에게…"준비 잘했나, 나도 잘했다…함께 잘하자"

한국시간 6일 오전 높이뛰기 양강 우상혁과 바르심 시즌 첫 대결
최근 세계육상 남자 높이뛰기는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31·카타르)에게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도전하는 '2파전' 구도다. 우상혁과 바르심은 지난해 4차례 같은 대회에 출전했고, 3번 1·2위를 나눠 가졌다.

2023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시리즈 카타르 도하 대회 출전을 위해 2일 인천 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들어선 우상혁은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바르심을 만나면 '준비 잘했어? 나는 잘했어. 오늘 우리 둘 다 잘하자'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함께 경쟁해야 기록도 올라간다. 높이뛰기는 함께 출전한 선수와 영향을 주고받는다"며 "전체적으로 기록이 좋지 않으면, 나도 좋은 기록을 내기 어렵다.

바르심과 다른 선수들 모두 좋은 기록을 냈으면 한다"고 설명을 보탰다.

우상혁과 바르심은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2시께 열리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시즌 첫 대결을 펼친다.
도하 다이아몬드리그는 우상혁이 처음으로 바르심을 꺾은 대회다.

우상혁은 지난해 5월 14일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m33을 넘어 2m30을 뛴 바르심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후 두 번의 1·2위 대결에서는 바르심이 우상혁을 꺾었다. 7월 19일 미국 유진 세계선수권에서는 바르심이 2m37을 넘어, 2m35의 우상혁을 제치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8월 11일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바르심과 우상혁인 연장전 격인 '점프 오프'를 벌였다.

모나코 대회에서 우상혁과 바르심의 공식 기록은 2m30으로 같았지만, 점프 오프에서 바르심이 이겼다.

2021년까지만 해도 우상혁에게 바르심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그러나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4위)를 넘어 세계 정상급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은 2022년 최정상급 점퍼로 더 올라서며 바르심의 라이벌로 입지를 굳혔다.

우상혁은 바르심을 '현역 최고 선수'로 예우하면서도 바르심을 꺾고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의욕도 키운다.

우상혁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려면 다이아몬드리그 등 다른 대회에서 바르심을 여러 번 이겨봐야 한다"며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이다.
-- 도하에서 올 시즌 첫 실외 경기를 치른다.

▲ 내년에 파리올림픽이 열린다.

올해를 잘 보내야 내년에 내 목표(파리올림픽 우승)를 달성할 수 있다.

올 시즌을 잘 치르려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카타르 도하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 도하는 다이아몬드리그 첫 우승을 달성한 곳이다.

▲ 모든 선수가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 한다.

기분 좋게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 가겠다.

준비한 것을 실전에서 보여줄 수 있다면,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다.

-- 올해도 바르심과의 경쟁이 주목받을 텐데.
▲ 지난해 바르심과 마지막까지 남아 여러 번(총 3차례) 맞대결 형태로 경기했는데 도하에서만 이겼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려면 다이아몬드리그 등 다른 대회에서 바르심을 여러 번 이겨봐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

-- 바르심과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은.
▲ '준비 잘했어? 나는 잘했어. 오늘 우리 둘 다 잘하자'라고 말할 것이다.

누군가가 함께 경쟁해야 기록도 올라간다.

높이뛰기는 함께 출전한 선수와 영향을 주고받는다.

전체적으로 기록이 좋지 않으면, 나도 좋은 기록을 내기 어렵다.

바르심과 다른 선수들 모두 좋은 기록을 냈으면 한다.

-- 지난해처럼 도하 다이아몬드리그를 대비해 시차 훈련을 했는가.

▲ 훈련 막판에는 낮과 밤을 바꿔서 생활했다.

도하에 도착하자마자,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어서 한국에서도 시차 적응을 해야 했다.

도하 다이아몬드리그가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2시께 열린다.

제주도에서 훈련하면서 오후 10시부터 걷고, 일주일 전부터는 아침에 잠들었다.

-- 2월 중순에 부비동염 수술을 받았는데.
▲ 국외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부비동염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2월 아시아실내선수권(2m24로 2위)에 출전할 때도 숨을 편하게 쉴 수 없었다.

그래도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한 경기여서 포기할 수 없었다.

나라를 대표하는 건, 항상 자랑스럽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2월 중순에 수술받고서 삶이 달라졌다.

지금은 정말 편하다.
-- 훈련 때는 어느 정도 높이까지 뛰었나.

▲ 나는 전혀 모른다.

(김도균)코치님만 아신다.

훈련 때 뛰는 높이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숫자에 너무 신경 쓰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경기에서 나오는 기록이 가장 중요하다.

(김도균 코치는 우상혁이 제주도 훈련 중에 2m30을 넘었다고 전했다.

)
-- 한국시간으로 6일에 다이아몬드리그 경기를 하고, 9일에 국내에서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치른다.

부담되지 않는가.

▲ 나는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고 싶어 한다.

선수라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기를 치러야 한다.

사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할 때가 더 많다.

많은 분이 일정에 관해 걱정해 주시지만, 나는 이런 걸 이겨내는 것도 즐긴다.

역경을 극복하면서 더 강해지는 것 아니겠나.

-- 지난해에는 실내 경기를 많이 치르고서 실외 경기를 시작했다.

▲ 지난해에는 초반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썼다.

올해에는 아직 에너지를 하나도 쓰지 않았다.

중요한 대회가 8, 9월에 몰려 있다.

후반기에도 에너지가 많이 남을 것 같다.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

최근 훈련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쳤다.

-- 지난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 2022년에는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에 집중했다.

많은 국제대회를 치른 것도 처음이었다.

다이아몬드리그와 다른 대회가 겹치는 경우도 많았다.

올해는 다이아몬드리그에 최대한 더 많이 출전해서 파이널시리즈에도 출전하고 싶다.

(남자 높이뛰기를 편성한 6개) 다이아몬드리그 대회 중 절반 이상을 뛸 생각이다.

-- 제주도 훈련 중에 (수영의 간판) 황선우와 만났는데.
▲ 황선우가 제주도에서 경기를 치르는 중이었다.

황선우를 만나 인사를 나눴다.

황선우가 7월, 내가 8월에 세계선수권을 치른다.

서로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과를 내자고 응원했다.

-- 새벽에 일어나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경기를 볼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 많이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팬들의 응원이 내게 모두 전해질 것 같다.

재밌게, 즐기는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

내가 잘 뛰어서 TV에 자주 얼굴을 비추겠다.

분한 표정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웃으며 돌아오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