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지나쳐"…에코프로비엠 첫 '매도' 보고서 나왔다

에코프로비엠 포항사업장. / 사진=연합뉴스
올해 코스닥시장 상승세를 이끈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처음으로 ‘매도’ 의견이 나왔다. 양극재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 회사의 매출도 덩달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3일 오후 에코프로비엠은 5.81% 하락한 25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3개 증권사가 한꺼번에 이 회사의 투자의견을 하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진투자증권은 ‘매도’ 의견을,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은 ‘보류’ 의견을 각각 제시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증권사가 매도의견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지난해 급등했던 니켈 코발트 등 주요 양극재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실적 전망도 하향되고 있다는 게 증권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고객사에 양극재를 납품할 때 원자재 가격에 연동해 납품 가격을 조정하고 있는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실적도 함께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제 니켈 가격은 연초 t당 3만1200달러에서 전날 t당 2만4235달러까지 하락했다. 국제 코발트 가격도 연초 대비 33% 하락해 t당 3만448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판가 하락을 가정해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8.7% 하향한 6505억원으로 제시한다”며 “리튬을 중심으로 한 메탈 가격 하락이 2분기 판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현재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전날 기준 92.68배다. 에코프로비엠이 속한 전자장비 업종 평균(70.07배)과 비교해봤을 때 이 회사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까지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가정하에서 20만원 이상의 주가는 고평가라고 판단한다”며 “현재의 기업가치는 2030년 양극재 생산능력이 100만t에 달하는 것을 가정한 수준”이라고 했다.

실적 하락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날 NH 신한 신영 키움 등의 증권사들은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생겼지만 전기차 판매 확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실적 증가는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고객사 요청 물량 증가가 기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3년간 실적에 대한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