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조형물에 스프레이 뿌린 시민단체…민사책임 면했다

사진=청년기후긴급행동
두산중공업(주)이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조형물에 녹색 스프레이를 뿌려 재산 손실을 입힌 환경운동가들을 대상으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3일 청년기후긴급행동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두산중공업이 청년기후긴급행동의 강 모 대표 등 2명을 대상으로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2020년부터 활동해온 기후운동 단체다.

해당 단체의 대표 강 모씨 등 2명은 지난 2021년 2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두산중공업 신사옥 앞의 ‘DOOSAN’(두산) 조형물(론사인)에 수성 스프레이를 뿌린 뒤 위에 올라가 “Shame on DOOSAN, 최후의 석탄발전소 내가 짓는닷!”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쳤다.

이들은 석탄발전소가 기후위기의 주범 중 하나인데도 두산중공업이 한국전력과 함께 베트남에서 대규모 발전소를 짓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이런 시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은 시위를 주도한 강 모 대표등 2명을 형사고발하고, 2021년 9월184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조형물에 재산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12일 열린 형사재판 2심에서는 1심 선고와 동일하게 유죄 판결을 받고 50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들은 2021년 7월 벌금 500만원 약식명령에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형사 소송에서 긴급행동 측은 두산이 그린워싱 기업이라며 손괴 행위가 '정당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사재판 1심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청구를 기각했다"며 "형사재판도 상고(대법원)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