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천마총…경주, 과학도시 매력 뽐낸다

이달부터 대릉원 무료 개방
한 달간 야간 미디어아트쇼
AR존·메타버스 박물관도 진행
‘대릉원 녹턴’의 천마총 외부 미디어파사드. /PK아트&미디어 제공
경북 경주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릉원을 무료로 개방하고 대릉원 내 천마총과 황남대총 등에서 대규모 미디어아트쇼를 벌인다. ‘황리단길’(황남동 일대)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경주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차세대 과학신도시로의 변신을 알리기 위해서다.

경주시는 4일부터 한 달 동안 ‘신라의 혼, 빛의 예술로 밝힌다’를 주제로 스펙터클한 미디어아트쇼 ‘대릉원 녹턴’을 연다고 3일 발표했다. 대릉원은 4일부터 무료로 개방한다. ‘녹턴(nocturne)’은 밤에 어울리는 음악을 의미한다. 대릉원 녹턴은 올해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사업에 선정된 예술 행사다.경주시는 고분군의 구조적 특징을 있는 그대로 살리면서 미디어파사드(건물 앞면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프로젝션 매핑 기술)와 사운드앤드라이트(소리와 빛)쇼, 움직이는 그림자(키네틱) 연극, 라이트 스펙터클과 포토존, 증강현실(AR)존, 메타버스 박물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대릉원은 경주의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에 접해 있다. 코로나19 완화 이후 황리단길에 사람이 몰려들고 있지만 대릉원을 찾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시는 이번 미디어아트쇼를 계기로 대릉원이 경주의 새로운 관광예술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황리단길에 집중돼온 경주시의 관광 외연을 경주 전역으로 확장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미디어아트쇼를 기획한 박소영 PK아트&미디어 대표는 “화려한 시각효과에만 그치지 않고 예술적인 측면에 비중을 둔 기획”이라며 “천년고도 경주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차세대 과학신도시의 도약을 알리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관광도시 경주는 지난해 SMR(소형모듈원자로)연구소(문무대왕연구소)가 착공되고 지난 3월에는 SMR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되는 등 경제산업과 첨단과학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황리단길은 이미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이자 핫플레이스가 됐지만, 이제는 관광객이 경주 시내까지 유입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은 급격히 늘고 있다. 하루 평균 3만 명 수준이던 황리단길 방문객은 지난달에는 5만5000명으로 늘면서 한 달간 164만 명을 기록했다. 일요일인 지난달 30일에는 12만 명이 찾았다. 손대기 경주시 공보팀장은 “인근의 교촌마을, 동궁과 월지, 봉황대 등 경주 시내 중심 상가에도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