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푸르지오·반포트리니원…강남 재건축, 잇따라 증액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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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늦어지면 더 손해" 공감대일찌감치 공사비 갈등을 빚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잇따라 공사비 증액에 합의하고 있다. 지난해 장기간 공사 중단 사태를 겪은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사례를 보며 사업 지연이 더 큰 손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아진 공사비에 따른 개발 이익 감소를 두고 조합 내부에선 불만도 나오고 있다.
"개발이익 감소" 내부 불만 많아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건설사와 공사비 증액 갈등을 빚은 강남권 재건축 사업지 10여 곳은 대부분 합의에 성공했다. 신반포4지구(메이플자이) 등 추가 협상이나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인 곳도 공사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조합원 입주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강남구 대치푸르지오써밋은 지난달 228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에 합의했다. 조합 관계자는 “임시총회에서 대우건설의 도급 증액안을 수용하기로 해 입주는 예정대로 6월에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트리니원(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역시 원자재값 상승과 고급화 설계 등을 고려해 3661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에 합의했다. 건설사 합의가 조속히 이뤄져 지난 3월 착공식을 열 수 있었다. 최근엔 건설사와의 협의를 통해 조합원이 주방 고급화 옵션을 투표로 선택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달여 동안 공사 중단 사태를 겪은 서초구 방배동 방배센트레빌(신성빌라 재건축)도 공사가 한창이다. 조합이 건설사가 요구한 공사비 증액과 공기 연장에 동의하며 공사가 재개됐다.조합원의 반발에 여전히 협상이 진행 중인 단지도 있다. 서초구 신반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는 기존 9352억원이었던 공사비를 1조1331억원으로 증액하고 공기도 8개월 늘리는 데 합의했다. 추가 공사비 증액분 2000억원에 대해서는 계속 협상하고 있다.
대다수 단지가 건설사와 합의하며 공사 중단 등의 사태는 피하고 있다. 그러나 조합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서초구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더 이상의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라며 “협상 과정에서 고급화 설계가 빠진 데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