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또 올릴 수도"…파월의 '찬물'에 뉴욕증시 털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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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시기상조" 발언에 3대 지수 모두 급락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렸다. 시장에선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열어놨다. 피벗(통화정책 전환)도 시기상조로 일축하면서 상승세를 타던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한·미 금리 역전폭 사상 최대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4.75~5.00%에서 연 5.00~5.25%가 됐다. 연 3.5%인 한국 기준금리보다 1.50~1.75%포인트 높아졌다. 한·미 금리 역전 폭으로 사상 최대치다.Fed는 지난해 3월부터 이날까지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4회 연속 75bp씩 금리를 올리다 지난해 12월 50bp 인상으로 속도조절을 한 뒤 2월부터 이번까지 세 번 내리 '베이비 스텝'을 밟았다.
Fed는 결정문에서 "가계와 기업에 대한 더 엄격한 신용 조건이 경제 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Fed는 지난 3월 때와 동일하게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확장됐다"며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도 견고하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승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Fed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장기적으로 물가 목표인 2%를 되돌리기 위해 추가적인 긴축 정책(additional policy firming)이 적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3월 FOMC 결정문에선 '몇 번의 추가적인 긴축 정책'(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이라고 표현한 데에서 몇 번의(some)라는 표현이 빠졌다.
또 3월 성명서에 등장했던 '예상(anticipate)'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3월엔 "긴축을 강화할 정책적 추가 조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지만 이번엔 '예상'이란 단어를 뺐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금리 인상 중단 신호로 해석했다.
파월 발언에 뉴욕증시 하락 전환
하지만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자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을 충분히 긴축적으로 운용해 물가가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 물가목표 2%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 참여율이 조금 나아지고 빈 일자리 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은 빡빡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FOMC에서 많은 위원들이 25bp 인상을 지지했으며 인상 중단 얘기도 나왔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종금리 수준에 거의 다왔고 다 온 것이나 다름없지만 다양한 변수를 보면서 더 할 일이 있는 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기를 묻는 질문에 "인플레이션이 안정이 되고 적절한 수준이 돼야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빠르게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게 우리 전망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비주택시장의 인플레는 변화가 없다"며 "수요가 더 약해지고 고용시장이 더 냉각돼야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기준금리는 들어오는 데이터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종전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비둘기적' 성명서를 보고 상승세를 키우던 뉴욕증시는 파월 발언에 하락세로 바뀌었다. 다우지수는 성명서가 나올 때까지 오름폭을 키우다 파월 기자회견 중이던 3시 이후 약세로 전환해 0.80% 하락한 33,414.24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도 장 후반부로 갈수록 하락폭을 키우며 0.70% 밀린 4,090.75로 끝났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오후 3시20분까지 강보합세를 유지하다 막판에 하락세로 바뀌며 0.46% 떨어진 12,025.33으로 장을 마감했다.
※ 아래는 한경 글로벌마켓에서 3일(현지시간) 파월 의장 간담회를 동시통역하고 해설한 영상입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