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가 홈런도 치네'…SSG, 3년 만에 맛본 포수 연이틀 홈런

인천 kt전에서 2일 조형우-3일 김민식 홈런 릴레이
아무리 포수가 방망이 솜씨보다는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라지만, SSG 랜더스는 포수들의 허약한 공격력에 고민이 많았던 팀이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선발 출전한 SSG 포수들의 타율은 0.219, OPS(출루율+장타율)는 0.607로 리그 9위였다.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롯데 자이언츠(해당 기간 포수 타율 0.207, OPS 0.596)만이 리그에서 SSG보다 포수 공격력이 약한 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나온다. 주전 포수 이재원이 타율 0.043(23타수 1안타)이라는 극도의 타격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가운데, 김민식과 조형우가 하위 타선에서 쏠쏠하게 한 방씩 쳐준다.

2021년 2차 1라운드 지명 선수인 대형 포수 유망주 조형우는 올 시즌 7경기에서 타율 0.235(17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올렸다.

특히 2일 인천 kt wiz전에서는 kt 좌완 에이스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 손맛을 봤다. 그리고 다음 날인 3일 인천 kt전에서는 김민식이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다.

김민식은 3회 kt 소형준을 상대로 경기를 1-1 원점으로 돌리는 1점 홈런을 터트렸고, 8회에는 5-3으로 달아나는 1타점 쐐기 2루타를 쳤다.

김민식의 활약으로 SSG는 kt를 5-3으로 제압하고 2연패를 끊었다. SSG 포수가 마지막으로 2경기 연속 펜스를 넘긴 사례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찾을 수 있다.
이흥련은 2020년 5월 30일과 31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이틀 홈런포를 가동했다.

그해 이흥련은 홈런 3개를 쳤는데, 그중 2개를 이틀 동안 몰아서 넘긴 것이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시즌 가운데 5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이재원의 장타력이 감소한 뒤 고민이 깊었던 SSG에는 의미 있는 포수의 홈런 합창이다.

이재원이 2군으로 내려간 뒤 SSG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하는 김민식의 타격 성적은 타율 0.238(42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이다.

김민식은 "이진영 코치님께서 몸쪽 공을 공략하라고 조언해준 덕분에 오늘 홈런을 쳤다"고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그리고 7회 역전 3점 홈런을 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더 결정적인 장면을 보여줬다며 "투수들이 중요한 순간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마쳐 팀 승리로 이어졌다"고 자세를 낮췄다.

지난 시즌 KBO 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는 이번 시즌도 16승 10패로 리그 2위를 달리며 상위권 순위 경쟁에 한창이다.

약점으로 지적된 포수 타순에서 지금처럼 한 방씩 나온다면, SSG는 한결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공격이 잘 풀리는 포수는 그 기세를 수비까지 이어가기 마련이다. 김민식은 "현재 팀이 상위권인 만큼 계속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