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만배, '곽상도 아들 50억=질병 위로금' 아이디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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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아내 등 공범 10명 공소장 입수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의 퇴직금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건강이 나빠진 데 대한 위로금 성격”이라고 주장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각한 질병 걸린 것처럼 위장 제안"
그 후 미리 진술 짜맞춰 검찰 수사 대비
4일 한국경제신문이 국회를 통해 입수한 김씨의 아내 등 공범 10명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2021년 9월 중순 병채씨의 퇴직금 의혹이 증폭되자 김씨와 곽 전 의원 등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병채씨를 입원시켜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처럼 위장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실제로 병채씨는 지난해 7월 곽 전 의원의 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퇴직금은) 성과와 내 몸이 안 좋아진 데 대한 위로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이 대표는 그 후 다른 사람들과 진술 내용을 짜맞추는 식으로 검찰 수사에 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대표는 2021년 10월 화천대유 상무 A씨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임을 알고 미리 연락해 ‘병채씨가 중병에 걸린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진술해야 김씨가 곤란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진술 내용을 알려줬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그 후에도 곽 전 의원, 병채씨, B 등과 전화 통화를 하고, 퇴직금 관련 자료를 운전기사를 통해 병채씨에게 전달해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수 있도록 도왔다”고도 기재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월 1심에서 아들의 퇴직금 50억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5000만원 추징 명령도 받았다. 하지만 관심이 집중됐던 뇌물 혐의와 알선수재 혐의 등에 대해선 무죄 판결이 났다. 판결 후 검찰은 곧바로 항소해 ‘2라운드 공방’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과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 지원해 성남의뜰 컨소시엄과 경쟁했던 산업은행과 호반건설을 압수수색하는 등 증거 보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김진성/권용훈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