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땐 껑충, 내릴땐 찔끔' 금리체계 손본다

당국, 금리산정 합리성 점검
은행 "가격규제로 작용 우려"
금융당국이 은행의 금리 산정 체계를 깐깐하게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열린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대출금리 조정·변동이 일관적인지 여부를 금융당국이 점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금리 인상기에는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인하기에는 하락 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우선 각 은행이 올해부터 시행하는 ‘개정 대출금리 모범규준’에 따라 금리 산정을 자체 점검할 때 변동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주요 항목으로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필요하면 금융위·금융감독원이 은행연합회와 공동으로 은행별 점검 결과를 비교·분석한다.은행의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시계열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공시 항목도 세분화한다. 회의에선 “금융당국의 점검 등이 가격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점검 과정에서 은행권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달라”는 지적도 나왔다. 은행마다 경영 환경과 조달금리, 고객군이 다르다는 점을 간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시장금리의 급격한 변동이 대출자 부담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도록 코픽스(COFIX)를 기준금리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독려하기로 했다. 변동성이 작은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삼으면 단기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할 때처럼 이자비용이 급격히 변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준환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협의가 전제돼야 하지만 곧 상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