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주식계좌 개설 쉬워져

증권사, 비대면 서비스 속속 도입
증권사들이 미성년자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 명의로 계좌를 만들려면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하도록 한 규제가 없어지면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이 지난달 미성년자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달 10일 금융위원회가 부모가 비대면으로 미성년 자녀의 계좌를 대신 개설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하면서다. 삼성증권은 이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은 연내에, 메리츠 등 6곳은 내년에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빠르면 30분 안에 계좌가 만들어지는 일반 비대면 가입과 달리 미성년 비대면 계좌 개설은 1~2영업일이 소요된다. 부모는 금융회사에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미성년자 고객을 잡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열고 있다. 미성년자 주식 투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2019년 말 9만8612명이었던 미성년자 상장주식 소유자는 지난해 말 75만5670명으로 8배 가까이로 증가했다.키움증권은 미성년자 가입 시 투자금 40달러와 국내 주식 1주를 랜덤으로 지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대 3만원의 투자금을 지급한다. KB증권도 3만원 상당의 주식 투자금을 지원한다.

부모는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총 4000만원(10년마다 2000만원)을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다. 주식이나 펀드 투자로 발생한 수익과 배당금에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주가가 상승해 투자금이 불어나면 수익이 모두 자녀에게 돌아간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