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안보·기술에서 우주까지…또 한 번 도약하는 한·미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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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외교부 제2차관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우리 정상으로서 12년 만에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가 성사됐다. 이번 방미는 70년의 동맹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의 70년을 함께 설계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였다. 여러 성과 가운데 국민이 체감할 수 있고, 우리 경제에 실질적 혜택을 가져올 것들로 아래 몇 가지를 꼽고 싶다.
먼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윤 대통령은 ‘넷플릭스의 4년간 25억달러 투자’ 발표를 시작으로 반도체, 수소 등 첨단산업에서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59억달러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기가팩토리 유치 의향도 전달했다.양 정상은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 이행 과정에서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특별한 지원과 배려도 약속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의 입장이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다.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호혜적인 핵심기술 공급망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고 강화해 나가겠다는 미래지향적 협력 의지도 밝혔다. 여기에서 방점은 ‘호혜적’에 있다. 양국이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 공급망을 더욱 긴밀히 연계해 나감으로써 공동의 번영은 물론,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도 함께 추구해 나갈 것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협력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와 ‘한·미 양자정보과학기술 협력 공동성명서’는 바이오, 첨단반도체, 양자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고 우리가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또한 윤 대통령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더드우주센터에서 서명한 ‘우주탐사 협력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이 우주동맹으로 한 단계 도약했음을 선언했다. 향후 한국 우주항공청(KASA)이 설립되면 공동 연구개발부터 인력 교류에 이르기까지 보다 포괄적인 한·미 우주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동시에 미국 상·하원이 우리 정상의 국빈 방문에 맞춰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국 국민에게 매년 1만5000개의 비자 쿼터를 부여하는 ‘Partner with Korea Act’를 초당적으로 발의함으로써 양국 간 협력에 힘을 보탰다.
앞으로 더 중요한 것은 양국이 맺은 이들 합의와 약속을 충실히 구현해 나가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으로서 이를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