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휴대폰 반도체 안팔렸다…퀄컴·AMD '눈물의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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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1분기 매출 17% 급감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아서다.
재고 많아…2분기도 먹구름
AMD, 순손실 1억3900만弗
바닥 vs 침체…전망은 엇갈려
휴대폰 수요 부진에 퀄컴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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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내놓은 전망은 더 어두웠다. 퀄컴은 2분기 매출 예상치를 81억~89억달러로 제시했다.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91억달러를 밑돈다. 회사가 제시한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월가 전망치(2.16달러)에 못 미치는 1.7~1.9달러였다. 퀄컴은 스마트폰 시장이 초과 공급분을 소진하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구매를 줄이고 있고,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수요도 크게 늘지 않아서다.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재고 감소 여부가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중요한 문제라는 가정 아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동차, 네트워킹, 웨어러블 기기 등에 대한) 사업 다각화와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퀄컴 주가는 전날보다 2.82% 떨어진 112.83달러로 마감했고, 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에서는 6.58% 추가 하락했다.
PC 둔화에 AMD도 ‘눈물’
PC용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AMD도 수요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AMD 주가는 9.22% 하락 마감했다. 지난 2일 AMD가 공개한 부진한 실적과 가이던스 때문이다. AMD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줄어든 53억5000만달러, 순손실은 1억3900만달러였다. 휴대폰 메모리칩, 고성능 컴퓨터용 프로세서 등을 포함하는 클라이언트 부문이 부진한 여파다. 클라이언트 부문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급감한 7억3900만달러였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1분기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29% 감소한 5690만 대로 집계됐다. AMD는 2분기 매출 예상치를 53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 54억8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한다.리사 수 AMD CEO는 “클라이언트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우리가 볼 때 1분기가 바닥”이라며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월가에서는 이런 전망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117억달러였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28억달러(약 3조7400억원)의 손실을 내기도 했다. 인텔은 PC 시장이 하반기 반등을 시작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오는 24일 최근 분기(2~4월) 매출을 발표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열풍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 90%가량 올랐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