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DDP에서 K-팝 스타 '엔하이픈' 소장품과 하룻밤…"단돈 14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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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9월5~9일 DDP서 '서울에서의 하룻밤' 기획K-팝 스타 '엔하이픈'의 방으로 꾸민 서울의 랜드마크(지역 상징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네이선 블레차르치크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는 17일 서울 DDP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패션위크가 열리는 오는 9월 5~9일 중 DDP 꼭대기층 'DDP 잔디사랑방'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는 예약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방의 크기는 570㎡(약 170평)다. 가격은 DDP가 설립된 지 14주년인 것을 고려해 14달러(1만8700원)로 책정됐다.에어비앤비의 "XX에서 하룻밤(Night At)" 캠페인의 일환이다. 해당 캠페인은 에어비앤비가 고객에게 도심 속 상징적인 공간에서 일생에 한 번뿐인 숙박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에어비앤비는 220여 국 660만 개 숙소 예약을 할 수 있는 온라인 민박 중개 플랫폼이다. 앞서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브라질 마라카낭 축구장, 미국 시카고 불스 농구장 등에서 관련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에선 이벤트 대상지로 DDP를 낙점했다. DDP디자인랩 건물 4층에 있는 잔디사랑방을 'K-팝 스타의 방' 콘셉트의 숙소로 바꾼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소속사 하이브)의 특별한 환영 메시지가 담긴 동영상이 흘러나오고, 이들의 소장품이 방 안에 배치된다.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은 DDP루프탑(지붕)에도 접근하는 등 특권도 누린다. 같은 기간 DDP에서 열리는 '서울패션위크'의 몇몇 패션쇼도 앞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이벤트에 응모한다고 모두가 'K-팝스타의 방'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지원동기 및 사연을 접수한 고객 중 단 한 팀(2명)에게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엔하이픈 글로벌 팬덤이 1500만 명 이상(틱톡 기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숙박 예약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블레차르치크 공동창업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마포 등에서 개인실 에어비앤비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한국의 인기가 특별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독립된 공간 대신) 개인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코로나19가 풀리면서 사람들이 서로 더 가까운 관계를 가지려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인공지능(AI)에 대한 견해도 일부 밝혔다. 그는 "호스트의 프로필을 상세하게 제공하는 등 정보제공을 늘리려고 하는 부분에서 AI를 활용할 것"이라며 "고객의 요구사항을 처리하는 등의 문제도 AI를 활용할 수 있으며, 앞으로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레차르치크 공동창업자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을 워싱턴 DC에서 만났지만 당시에는 사람이 많아 오래 이야기를 나눌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한국 정부, 지자체와 에어비앤비가 함께 협업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DDP는 오세훈 서울시장 첫 임기 때인 2009년 5000억 원을 들여 지은 서울의 대표 관광지다. 이라크 출신 유명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건물의 여백과 곡선을 살리는 등 창의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DDP 외관 만큼이나 시설 내부도 이번 행사처럼 참신한 콘텐츠로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