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 육류 소비 늘더니…상추·깻잎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사진=연합뉴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등으로 황금 연휴철을 맞은 소비자들이 육류 소비를 늘리자 상추나 깻잎과 같은 엽채류 가격이 덩달아 상승했다. 한반도에서 연중 재배가 가능한 엽채류는 기후 뿐만 아니라 육류 수요가 가격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5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시장에서 국내산 상추는 ㎏당 4564원에 거래됐다. 지난주보다 90.8% 급등했다. 깻잎은 44.7% 상승한 9789원이다.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유통업체들이 지난달 말부터 한우, 한돈, 오리, 닭고기 등을 할인 판매하자 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A 대형마트 채소 상품기획자(MD)는 “연휴 기간에는 통상 먹거리 수요가 늘어나는데 할인 행사까지 더해지자 육류와 함께 쌈채소 수요도 늘었다”며 “작황 문제는 크지 않지만 수요 변화가 가격 상승을 이끈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일교차에 양상추 가격은 평년보다 70% 가량 올랐다. 양상추 도매 가격은 ㎏당 1820원으로 평년(1084원) 대비 67.8% 상승했다. 지난 10년 이래 가장 비싼 가격이다.

원인은 낮은 야간 기온이다. 양상추가 성장하는 시기에 가장 적합한 야간 온도는 10∼15°C다. 지나치게 덥거나 추우면 결구율(속이 꽉 찬 정도)이 떨어진다. 하지만 지난달 전국 최저 기온은 대부분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B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경남 하동, 전남 광양 등에서 시설 재배중인데 밤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양상추 결구율이 떨어졌다”며 “황사와 미세먼지로 일조량이 부족한 것도 품질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감자 도매 가격도 올들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초 ㎏당 1800원대에서 지금은 2794원까지 올랐다. 작년에 수확해 저장해둔 감자 재고가 거의 소진됐고 지금 출하중인 감자들은 대부분 지난 겨울 한파로 인해 품질이 좋지 않아서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4월 기준 저장 고랭지 감자 재고는 전년 동월대비 20% 적다.

다만 이달부터는 시설 봄감자 출하량이 늘고 노지에서 재배된 봄감자의 작황 또한 양호해 가격은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테란은 세 달 뒤 감자 가격이 지금보다 30~40% 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