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1000㎜ '물폭탄'…제주 항공편 이틀째 차질

전남서도 200~300㎜ 폭우
저지대 곳곳 침수피해 잇따라

6일도 비 온 뒤 오후부터 갤듯
어린이날인 5일 제주국제공항 택시승차장에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항공기 200여 편이 무더기로 결항하면서 제주를 오가는 시민 수만 명이 불편을 겪었다. /연합뉴스
어린이날 연휴가 시작된 5일 전남과 제주도 등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3일부터 이날 오후 7시까지 제주 한라산 삼각봉에 956㎜, 진달래밭에 785㎜ 등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남에서도 해남 북일 327.5㎜, 장흥 관산 326㎜, 고흥 나로도 307㎜, 완도 보길도 282㎜ 등 누적 강수량이 높게 나타났다.광주·전남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광주 광산구에서는 지하철 1호선 공항역 대합실에 빗물이 들어차 열차가 무정차 통과해야 했다. 모내기를 끝낸 논에 비가 쏟아져 벼 등의 작물이 쓰러지기도 했다.

급변풍특보와 강풍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공항은 이틀째 항공기 운항이 큰 차질을 빚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 김포발 대한항공 KE1045편이 제주에 도착하는 등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일부 재개됐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날씨 상황에 따라 항공편 운항 시간이 변경될 수 있으니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 여부를 확인하고 공항에 나와 달라”고 당부했다.수도권에는 예보에 비해 다소 적은 양의 가랑비가 오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시간당 120㎜에 달하는 장대비를 예상하고 어린이날 야외활동 계획을 취소했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기상청은 6일까지 중부지역,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를 중심으로 비가 많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30~80㎜의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천과 경북 북부, 강원 남부 등 일부 지역엔 100㎜가 넘는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전남 고흥과 제주도 산지에는 호우경보를 유지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5시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발령했다.중대본은 호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빗물받이, 배수로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배수펌프 등 수방시설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인명 피해 우려가 높은 반지하주택, 지하 주차장 등 지하공간과 하천, 계곡, 경사지 태양광 시설 등에 대한 사전 점검도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요청했다.

서울 등 수도권은 6일 낮까지, 그 밖의 지역은 6일 오후까지 비가 내린 뒤 점차 그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6일 전국 아침 최저 기온은 10~19도, 낮 최고 기온은 12~21도로 예상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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