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과거사 정리 안되면 한·일 미래협력 없다는 인식 벗어나야" [종합]

기시다와 확대회담서 '새로운 한·일 관계' 강조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한·일)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당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한 정책연설 내용을 상기시킨 발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먼저 지난 5일 이시카와현 강진으로 발생한 인명과 재산 피해에 대해 우리 국민을 대표해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셔틀 외교 복원에 12년이 걸렸지만, 우리 두 사람의 상호 왕래에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새롭게 출발한 한일관계가 속도를 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변화의 흐름은 처음 만들기 힘들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대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의 한일관계 흐름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일관계에 본격적인 개선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양국 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또한 윤 대통령은 "지금의 엄중한 국제 정세와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서 한일 간의 협력과 공존은 양국의 공동이익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토대가 돼온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더 끈끈한 연대로 국제사회에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윤 대통령은 "총리님의 이번 방한이 한일 양국의 미래 협력을 위한 유익한 발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3월 15~16일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과 관련,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3월 회담에선 한일관계를 중층적으로 강화하고 재구축할 것, 그리고 우리가 구령을 넣어 (한일 간) 위축된 분위기를 불식하고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일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로부터 두 달이 되지 않은 사이에 벌써 다양한 대화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확대회담에선 그런 양국 관계의 진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며 "또한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근 정세와 글로벌 과제에 대한 협력도 논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대통령실 국기 게양대에는 태극기와 일장기가 나란히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1층 로비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2층 회담장으로 향해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을 차례로 가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