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금리, 이틀새 0.12%P '뚝'…5년 고정형 주담대도 하락 기대

막바지 온 美 기준금리 인상랠리
은행채 발행 물량 급증은 '부담'
이달 들어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사실상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전일 대비 0.058%포인트 하락한 연 3.840%를 기록했다. 지난달 11일(연 3.835%)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달 2일 연 3.961%에서 이틀 만에 0.121%포인트 급락했다.이처럼 은행채 금리 하락 폭이 컸던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이로써 이번 랠리의 종착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Fed는 이날 통화정책결정문에서 “통화 긴축을 강화할 추가 조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당분간 동결되다가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외 채권시장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국내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는 5년 동안 고정금리가 적용된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대출 상품이다.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하락하면 당연히 주담대 금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미 계약된 주담대가 아닌 신규 주담대에 한해 적용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4일 현재 연 3.70~5.90%다.

다만 최근 은행채 발행 물량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어 추가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국내 은행채 발행액은 3월 10조600억원에서 지난달 14조2800억원으로 한 달 사이에 41.9% 늘었다. 올 2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도 62조8611억원으로 1분기(48조7008억원)보다 29% 많다. 공공요금 동결로 한전채 등 우량 채권 발행량이 적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