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3자 변제 해법…윤 대통령 "정부방침 변함 없다"

생존자 1명 변제안 수용
판결금 지급땐 첫 사례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정부의 방침(제3자 변제)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바뀔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발표한 해법은 1965년 청구권 협정과 2018년 법원의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을 지닌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15명의 승소자 중 10명이 판결금을 수령한 상태”라면서 “남은 분들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충분한 소통을 해 가면서 해법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의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안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발걸음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생존자 한 명은 정부가 제안한 ‘제3자 변제’ 해법을 수용할 의사를 밝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 중 생존자 한 명은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의 출연기금으로 설립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판결금을 수령할 뜻을 밝혔다. 재단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생존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 지급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존 피해자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으로부터 판결금을 받는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2018년 10~11월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일본 전범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에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총 15명(생존자는 3명)에게 재단이 조성한 재원으로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최종안’을 지난 3월 발표했다.생존 피해자 세 명은 정부 해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관련 내용이 담긴 문서를 같은 달 재단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 중 한 명이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의사를 감안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정부는 피해자와 유가족을 직접 만나 진전 상황을 충실히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