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인데 도시락 너무했다"…강릉 산불 이재민 '눈물'

이재민 대부분 고령층
"하루 두 번 도시락 수령도 어려워"

산불 이재민에게 지급된 점심 도시락./사진=연합뉴스

강릉 산불로 임시주거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산불 이재민에게 부실한 도시락이 지급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 산불 이재민 등이 제공한 사진을 보면 어버이날인 이날 점심으로 받은 도시락에는 쌀밥과 함께 김치, 고추장아찌, 고기볶음 등 반찬 3가지가 담겼다.

이재민들은 국은 식었고 밥은 설익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 군대도 이렇게 주지 않는다' '밥도 설어서 생쌀이네요' '어버이날인데…'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일부 이재민은 "이 도시락을 내 아이에게, 부모님에게 보낸 도시락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분노했다는 후문이다. 도시락을 받고 눈물이 '핑' 돌았다는 이재민도 있었다.

실망한 일부 이재민은 도시락을 그대로 두거나 앞으로 도시락 수령을 거부하기로 했다.

앞서 시는 지난달 11일 발생한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이달 초부터 점심과 저녁 하루 두 차례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도시락은 경포 번영회 주차장에서 이재민들이 직접 수령해 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재민 대부분은 고령층이라 도시락 수령지와 거리가 꽤 떨어진 임시주거시설에서 하루 두 번 도시락 수령이 번거롭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어버이날 부실 도시락 논란이 불거진 셈이다.

강릉시는 이재민들의 항의와 불만이 쏟아지자 도시락 제공처를 상대로 원인 파악에 나섰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