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나는 해외여행…감염병·풍토병 대비 잊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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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티푸스 등 수인성 감염병코로나19 때문에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나 검사 결과지 없이 입국 가능한 국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비행기 가격이 저렴한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감염병 위험을 막기 위해선 여행 관련 감염병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음식 충분히 끓여 익히고
과일 반드시 껍질 벗겨 먹어야
모기에 물리면 뎅기열 위험
수풀 우거진 지역 가급적 피하고
외출 때는 곤충 기피제 사용을
수인성·모기매개 감염병 주의해야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주요 감염병에는 크게 음식 섭취에 의한 수인성 감염병과 모기매개 감염병이 있다. 수인성 감염병은 여행성 설사,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A형 간염 등이다. 이 중 장티푸스는 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을 통해 배설된 장티푸스 유발 살모넬라균이 음식과 물에 오염돼 번지는 질환이다. 감염 후 7~28일 사이에 두통, 오한, 발열, 복통, 변비, 설사 등이 나타난다. 심한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서 장천공, 복막염 등 심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이질도 설사, 발열, 복통이 주요 증상이다. 주로 소아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이질균은 산에 강해 위산을 통과해도 죽지 않는다. 감염 후 12시간에서 3일 사이에 설사가 나오기 시작한다. 심하면 하루에 20~40번 설사를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배변 시 항문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수인성 감염병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유·소아, 노약자, 만성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잦은 설사 탓에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항생제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게 좋다”고 했다.
동남아시아 등의 고온다습한 기후엔 세균이 증식하기 쉽다. 여행할 땐 물과 음식은 되도록 충분히 끓인 뒤 섭취해야 한다. 과일은 껍질을 벗겨 먹는 게 좋다. 항상 손을 잘 씻어야 한다.
모기 물린 뒤 의심증상 시 병원 찾아야
모기매개 감염병에는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말라리아 등이 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는 주로 야간에 피를 빤다. 하지만 뎅기열은 주로 낮에 흡혈하는 열대숲모기를 통해 전파된다.뎅기열은 매년 세계에서 1억 명 넘게 감염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4~7일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 발진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는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뎅기 출혈열이나 뎅기쇼크증후군 등 중증 뎅기열로 이어질 수 있다. 중증 뎅기열은 심한 복통, 지속적인 구토, 잇몸 출혈 등의 증상과 함께 호흡곤란이나 심한 출혈 등 합병증으로 인해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보고된 뎅기열 환자는 대부분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등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다.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한 환자 사례는 아직 없다.이 교수는 “뎅기열은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여행 중 수풀이 우거져 모기가 많은 지역은 가급적 피하고 외출할 때는 긴 소매와 긴 바지 옷을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곤충 기피제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숙소를 선택할 땐 방충망이나 모기장이 있고 냉방이 잘 되는 곳을 택해야 한다. 모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의심 증상이 있을 땐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 교수는 “뎅기열 위험 국가에서 모기에 물린 뒤 2주 안에 의심 증상이 생기면 의료기관을 찾아 최근 위험지역 방문 이력을 알리고 신속히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행 전에 국가별 기후와 생활 습관, 유행하고 있는 풍토병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여행지에 맞는 백신접종, 예방약 복용, 상비 약품 준비 등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