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삼성 임원' 된 父子…행시·한은 1등 '화려한 이력'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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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 40회 수석…삼성전자 임병일 부사장"기획재정부 1등이 아니라 전 부처 1등입니다."
부친 임동승 전 삼성증권 사장도 '주목'
한은 수석입행…삼성경제연구소장 거쳐
포스코 한영아 상무와 인연도 '눈길'
기획재정부 직원들은 행정고시 40회 전체 수석으로 입직한 임병일 삼성전자 부사장을 놓고 아직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행시 40회 출신으로 처음 기재부 국장(조만희 세제실 재산소비세정책관)이 등장하면서 이 기수에 대한 관심이 적잖아서다.임 부사장의 부친은 임동승 전 삼성증권 사장으로 한국은행 수석 입행한 바 있다. '수재 부자'인 두 사람이 대를 이어 삼성맨으로 근무한 경력도 재차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임병일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사업지원 태스크포스 담당임원으로 삼성전자 인수·합병(M&A) 업무를 맡고 있다. 임 부사장은 1996년 행정고시 수석으로 합격해 옛 재무부(기획재정부) 사무관으로 근무하다 2002년 IB업계로 넘어간 바 있다.
이후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 공동지점장과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를 거쳐 2021년 6월 삼성증권 IB 부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삼성전자로 다시 이동했다. M&A 전문가로 인정을 받아 삼성전자가 발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M&A 업무를 다룬 안중현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부친에 이어 2대째 삼성그룹 임원을 맡은 것도 화제가 됐다. 임 부사장의 부친인 임동승 전 사장도 삼성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 임 전 사장은 1962년 한은에 수석 입행한 이후 1977년까지 근무했다. 재직 당시 주로 핵심부서인 조사국에서 근무하다 1977년 한국무역협회 상무로 이직했다. 1986년에는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했고 1995~1996년에는 삼성증권 사장으로 근무했다. 거시경제·통화정책 전문가인 임 전 사장의 의견을 조순 전 한은 총재가 따로 불러 경청하기도 했다.
이들 부자 관계도 각별하다. 삼성그룹 선후배인 두 부자는 회사 얘기도 간혹한다. 임 부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재학시절 행시에 두 차례 고배를 마신 후 3년 만에 행시 수석을 꿰찬 바 있다. 당시 물심양면 지원한 임 전 사장은 임 부사장 행시 합격 후 진행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합격도 어려운데 수석합격을 하다니 하느님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기뻐하기도 했다.
임 전 사장과 포스코홀딩스 첫 여성 임원인 한영아 IR 팀장(상무)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이화여대 비서학과를 졸업한 한 상무는 1994년 삼성그룹 여성 공채 1기로 입사했다. 한 상무는 입사 직후 당시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이었던 임동승 전 사장의 비서로 근무했다. 이듬해인 1995년 5월. 삼성증권으로 회사를 옮긴 임 전 사장을 따라 비서인 한 상무도 함께 이직한다.한 상무는 삼성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의 전직을 목표로 증권 관련 자격증을 잇달아 취득했다. 1999년엔 10대 1의 사내 경쟁률을 뚫고 애널리스트로 전직에 성공했다. 한 상무는 이후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애널리스트, SPC삼립 경영총괄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5월 포스코홀딩스의 첫 여성 임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