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내부갈등 끝 배진교 원내대표 확정…류호정 "비겁한 선택"

배진교 의원, 21대 국회 4년 중 3번 원대 맡아
장혜영 의원 순번에 '최대 계파' 인천연합 반발
장혜영·류호정 '신당 수준 재창당'에 비토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이 9일 배진교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재창당을 둘러싼 정의당의 내부 갈등이 깊어지면서 당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 출신 배 의원이 관례를 깨고 21대 국회에서 세 번째 원내대표 임기를 맡게 됐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장혜영 의원이 출마 의사를 철회해 배 의원으로 (원내대표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배 신임 원내대표는 “정의당 재창당과 총선 승리의 길에 모든 걸 바쳐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정의당의 21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로는 장 의원이 유력했다. 정의당은 소속 의원들이 돌아가며 원내대표를 맡는 것이 관례였다. 이에 따라 당 대표를 지낸 심상정 의원을 제외하고 남은 두 의원 가운데 류호정 의원이 장 의원을 지지하면서 장 의원의 당선은 확정적인 듯 보였다.

하지만 정의당 내 최대 파벌인 인천연합의 추대를 받은 배 의원이 도전장을 던지면서 선거는 2파전이 됐다. 두 후보가 합의에 실패하면서 지난 2일 예정이었던 선출은 9일로 미뤄졌고, 결국 장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결론이 났다.

정의당 내부에서는 의원단이 장 의원과 류 의원의 노선에 대해 사실상의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 의원은 조성주 전 정책위 부의장 등과 함께 ’세 번째 권력‘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중도 확장 및 신당 수준의 재창당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배 원내대표가 속한 인천연합은 '자강론'을 추구하고 있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각 의원이 속한 단체의 재창당 관련 노선 차이 뿐 아니라 세대적인 갈등도 분명 작용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인천 연합이 선거를 이긴 만큼, 이들에게 당의 갈등을 정리하고 명확한 노선을 정리할 책임이 부여된 것"이라고 말했다.

류호정 의원은 이같은 결과에 반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방을 통해 "정의당 의원들은 오늘 비겁한 선택을 했다"며 "당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이라는 선택이 두렵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이 못미더워 현실에 안주하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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