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CPI·부채한도 협상 주시하며 하락 출발

뉴욕증시는 다음날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이날 예정된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 등을 주시하며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다.

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23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81포인트(0.12%) 하락한 33,579.88을 기록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56포인트(0.42%) 떨어진 4,120.56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65.59포인트(0.54%) 밀린 12,191.33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날 예정된 부채한도 협상과 다음 날 나오는 CPI 지표 등을 주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에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양당 상·하원 대표를 초청해 부채한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부채한도 상향과 재정지출 삭감을 연계하고, 민주당과 백악관은 부채한도는 협상 불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논의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연방의회의 부채한도 상향조정 협상이 실패할 경우 6월 1일에 미국에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미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BPC)는 연방정부가 보유한 현금이 바닥나 부채를 갚지 못하게 되는, 디폴트 시점이 6월 초에서 8월 초 사이에 올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나오는 4월 CPI도 주시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긴축 위험은 커지게 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통신 업종을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 중이다.

자재(소재), 부동산, 기술, 유틸리티 관련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루시드의 주가는 분기 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는 소식에 8% 이상 하락했다.

페이팔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연간 순이익 가이던스가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10% 이상 하락했다.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팔란티어의 주가는 분기 순익 달성 소식에 20% 이상 올랐다.

언더아머의 주가는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연간 순이익 전망이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4%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CPI 지표를 대기하는 가운데, 부채 한도 이슈도 시장에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는 마켓워치에 "투자자들이 금리의 다음 행보를 평가할 인플레이션 자료를 앞두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지표를 기다리는 동안, 미국 부채의 디폴트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시장을 이끌) 좋은 요소들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 중이다.

독일 DAX지수는 0.31% 하락 중이며, 영국 FTSE지수는 0.33% 밀리고 있다.

프랑스 CAC 지수는 0.88% 하락하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0.62% 떨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35% 하락한 배럴당 72.21달러를, 7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1.30% 밀린 배럴당 76.02달러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