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 손민수 있는 美 명문음대 NEC로 옮긴다

임윤찬, 10~12일 뉴욕 데뷔 무대 앞두고
뉴욕타임스와 인터뷰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목프로덕션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미국의 세계적 음악대학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NEC)로 편입한다. NEC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스승인 손민수가 올 가을부터 근무하는 학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는 임윤찬이 미국 보스턴의 NEC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편입 시기는 올해 가을로 예정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음악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해 온 손 교수도 올해 가을 NEC로 자리를 옮긴다. 임군은 이달 10~12일 뉴욕 필하모닉과 데뷔 무대를 가진다. 뉴욕의 데이비드 게펜홀에서 미국인 지휘자인 제임스 개피건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여름에는 반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무대에서 함께했던 지휘자 마린 알솝과 재결합한다. 이들은 콜로라도의 '브라보! 베일 페스티벌'과 일리노이의 '라비나(Ravinia) 페스티벌'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손을 맞춘다. 임윤찬은 이외에도 내년 '올 쇼팽 프로그램'으로 뉴욕 카네기홀 데뷔를 앞두고 있다.

임윤찬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학교 등하굣길에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와 뉴욕필이 1978년에 녹음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자주 들었다"며 "그 녹음을 적어도 1000번 이상 들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임군은 스승의 조언에 따라 이 협주곡의 음울한 첫 음을 준비하면서 '죽음의 천사'나 은폐된 인물들이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한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무대를 오르기 전 칼 세이건(1934~1996)이 지구를 우주에서 '옅은 푸른 점'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고 한다. 칼 세이건은 미국의 천문학자로 '코스모스','창백한 푸른 점'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무대 문이 열리고 관객이 박수를 보내고 긴장한 마음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 첫 건반을 누를 때, 그 순간은 저에게 빅뱅과 같습니다. 긴장되지만 옅은 파란색 점의 이미지가 저에게 용기를 줍니다. 저는 그 순간을 그 작은 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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