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도 아닌데…"밤 10시 주문한 옷이 다음날 왔어요"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무신사도 배송전쟁 참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신사가 새벽배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1000만 회원을 확보한 '패션 공룡'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포화 상태에 다다른 패션 플랫폼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

무신사는 평일 오후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상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플러스(PLUS)배송'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플러스배송 서비스는 결제 후 상품을 받아보는 배송뿐 아니라 교환, 환불에까지 적용된다. 온라인 패션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배송·교환·환불 과정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과열된 패션 플랫폼 경쟁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플러스배송이 적용되는 제품은 무신사 스토어 내 '플러스배송 배지'가 붙은 제품들이다. 자체브랜드(PB)인 '무신사스탠다드' 외에 폴로랄프로렌, 아식스, 살로몬 등 인기 글로벌 브랜드도 일부 포함된다. 추후 지속적으로 대상 브랜드를 확대할 계획이다.

플러스배송 배지가 붙은 제품을 평일 오후 10시 이전에 결제하면 영업일 기준으로 다음날에 제품이 배송된다. 주문 시 도착보장일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날짜보다 배송이 지연될 경우 하루에 1000원씩, 최대 2000원의 적립금을 고객에게 지급한다.

'선검수' 원칙이 깨지면서 교환·환불도 획기적으로 간소화된다. 종전에는 고객이 교환을 요청한 이후 최초 구매 제품이 물류센터에 입고되고 검수를 거친 후에야 새 제품이 다시 배송됐다. 하지만 플러스배송이 적용되면 고객이 교환신청을 한 즉시 새 제품이 발송된다. 주말이나 공휴일이 낀 경우 최대 일주일까지 걸리던 교환 절차가 수일 내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환불도 고객이 반품한 제품이 픽업되자마자 곧바로 이뤄진다.무신사의 이같은 '고객 지향형' 서비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획됐다. 이미 무신사스탠다드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빠른교환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해왔다. 빠른교환 서비스가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면서 이를 확대 적용한 플러스배송을 추진하게 됐다는 게 무신사 측의 설명이다.

플러스배송은 무신사가 꾸준히 진행해온 물류혁신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무신사는 패션 물류에 특화된 '무신사 로지스틱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여주 물류센터에 '합포장 로봇'을 도입하기도 했다.

상품을 올려두기만 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주소지를 기준으로 택배를 분류해주는 시스템으로, 시간당 물류 처리량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당일 출고율도 지난해 말 82%에서 올 1분기 말 98%로 대폭 상승했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주3센터에도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