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 그 운명의 갈림길…신간 '국공내전'

국민당을 이끈 장제스(蔣介石)는 야심가였다.

쑨원(孫文)이 광동군 총사령관 청중밍의 반란으로 피신할 때 장제스는 40일간 그를 호위하며 쑨원의 신임을 얻었다. 이후 승승장구한 그는 황푸군사학교 교장을 거치며 군부를 장악했다.

나아가 군벌들과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타협하며 그들을 하나하나 굴복시켜나갔다.

덩치가 커지면 돈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장제스는 본처와 이혼하고 쑹메이링과 재혼했다.

쑹(宋)씨 가문은 상하이 최대 자본가 집안이었다.

그는 뜻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했다. 의지가 굳고 강인해 한 번 마음 먹은 일은 반드시 해내는 성격이었다.

그는 수많은 군벌과 싸워 권력을 쟁취했으며 이를 죽을 때까지 유지했다.

군인 출신이었던 장제스와는 달리 마오쩌둥(毛澤東)은 서생 출신이었다. 베이징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사회주의 운동을 시작했다.

성격이 활달하고 호방했으며 임기응변에 능하고 글을 잘 썼다.

적이나 경쟁자를 설득해 자기편으로 만드는 데도 능수능란했다.

그는 대범하면서도 포용력이 있었다.

소싯적부터 '악비전' '수호전' '자치통감' 등 전기소설과 역사서를 읽으며 큰 뜻을 품었다.

저우언라이(周恩來)는 뒤늦게 주목받은 마오쩌둥과는 달리 초반부터 중국 공산당 지도자 위치에 오른 엘리트였다.

학생운동 지도자로 5·4 운동을 이끌었고, 프랑스 파리대학에서 수학했으며 각종 대외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도시적이고, 부드럽고, 세련된 행동거지로 누구에게나 호감을 샀다.

일도 잘했다.

외교와 행정부터 비밀공작까지 못 하는 것이 없었다.

"일을 도모하는 사람은 마오쩌둥이고 실행하는 이는 저우언라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이들 삼인은 현대 중국과 대만의 주춧돌을 놓은 인물들이다.

그리고 한때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인 정치적 라이벌이기도 했다.

중국 본토 지배권을 놓고, 장제스와 마오쩌둥-저우언라이는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우리에게 국공내전(1946~1949)이라 알려진 국민당과 공산당의 전쟁이다.

보다 우세한 전력을 보유했던 장제스의 국민당은 애초 예상과는 달리 공산당에 허망하게 패해 대만으로 쫓겨났다.

노동운동가 출신 이철의 씨가 쓴 '국공내전'(앨피)은 현대 중국의 명운을 결정한 국공내전 과정을 촘촘하게 들여다본 책이다.

국민당 최고 지도자 장제스와 공산당 지도자 마오쩌둥, 저우언라이를 중심으로 국공내전 과정을 조명했다.

연구서나 역사 논문 같은 학술서는 아니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인물들의 대화와 빠른 이야기 전개가 이 책의 미덕이다.

두툼한 '벽돌책'이지만 읽기에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다. 748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