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황반변성藥 바비스모 적응증 망막정맥폐쇄로 확대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경쟁력 강화 기대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의 ‘라이징 스타’인 ‘바비스모’의 적응증이 확대된다. 황반변성에 이어 망막정맥폐쇄를 새로운 적응증으로 추가했다. 기존 망막질환 시장의 강자인 ‘아일리아’와 이전보다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로슈의 계열사 제넨텍은 9일(미국 시간) 바비스모의 적응증을 망막정맥폐쇄(RVO)로 확대하는 것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바비스모의 적응증은 기존에 승인받은 신생혈관 황반변성(습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DME)을 포함해 3개로 늘어났다.망막정맥폐쇄는 황반변성에 이어 노인층이 시력을 잃게 만드는 두 번째로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병명처럼 망막의 정맥이 막혀 발생한다.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 부위에 부종이 발생하면서 시력 상실로 이어진다. 미국에만 10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적응증 확대가 바비스모의 시장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봤다. 미국 판매 기준 바비스모는 지난 1분기에 4억450만달러(약 53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아일리아는 전년 동기 대비 8380만달러 감소한 1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로슈 관계자는 “사용하던 약을 바비스모로 전환한 환자 중 70~80%가 이전에 아일리아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FDA는 제넨텍이 수행한 2건의 임상 3상(BALATON, COMINO) 결과를 근거로 적응증 확대를 승인했다. 두 임상시험의 1차 평가지표는 치료 24주차에서 기존 치료제인 아일리아 대비 비열등한 시력 향상이었다. 두 임상 모두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리제네론은 아일리아 고용량 제제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2㎎에서 8㎎으로 투약용량을 늘린 제제에 대한 허가를 지난 2월 FDA에 신청했다. 용량을 늘려 습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대한 투약 간격을 기존 8주에서 12~16주로 늘리는 것이 허가 신청의 주요 골자다. 안구에 주사하는 약물 특성상 투약 간격이 길수록 환자와 의료진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

제넨텍 또한 대응 중이다. 환자들을 72주까지 추적 관찰하며, 바비스모의 투약 간격을 최대 16주까지 연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제넨텍은 20주까지 4주 간격으로 바비스모를 환자들에게 투약했으며, 이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점진적으로 투약 간격을 늘리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5월 10일 13시 30분 게재됐습니다.